세계랭킹 14위인 한국은 31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배구 여자 A조 예선 4차전에서 일본(5위)을 세트 스코어 3-2(25-19 19-25 25-22 15-25 16-14)로 꺾고, 최소 조 3위 자리를 확보해 8강 진출을 확정했다.
8강행을 확정하는 과정은 매우 고통스러웠다.
그러나 그만큼 짜릿하고 달콤했다.
한국과 일본은 '라이벌'답게, 한국이 먼저 세트를 따면 일본이 추격하는 혈전을 벌였다.
김연경(30점)을 앞세운 한국과 고가 사오리(27점)와 이시카와 마유(23점) 쌍포를 보유한 일본은 치열하게 싸웠다.
5세트에서도 혈전이 이어졌다.
양효진(현대건설)의 속공으로 한국이 먼저 득점하자, 고가가 오픈 공격으로 바로 동점을 만들었다.
김연경이 놀라운 기술로 대각 공격을 성공하자, 고가가 다시 오픈 공격으로 만회했다.
5세트 시소게임에서 한국이 먼저 위기를 맞았다.
9-9에서 고가가 오픈 공격을 성공했다.
김연경의 공격을 일본이 끈질긴 수비로 받아내고, 고가가 대각을 노린 퀵 오픈을 성공하면서 일본은 11-9로 달아났다.
일본은 13-12에서 이시카와의 오픈 공격으로 14-12 '게임 포인트'까지 만들었다.
단 1점만 내줘도, 한일전에서 패하는 상황. 박정아(한국도로공사)가 영웅으로 등장했다.
박정아는 오픈 공격으로 13-14를 만들었다.
한국은 이시카와의 오픈 공격을 집중력 있는 수비로 건져냈고, 박정아가 다시 한번 날아올라 대각을 노린 공격으로 공을 코트 위에 꽂았다.
박정아는 이날 15득점을 했다.
듀스가 되면서 분위기는 완전히 한국으로 넘어왔다.
이시카와가 공격 범실을 하면서 한국이 15-14로 역전했고, 박정아가 공중전에서 공을 일본 진영으로 밀어 넣으면서 경기를 끝냈다.
일본 도쿄에서 벌어진 명승부의 승자는 한국이었다.
경기 뒤 한국 선수들은 동그랗게 모여 8강 진출의 기쁨을 만끽했다.
한일전 승리는 '8강전 티켓'을 한국에 안겼다.
A조에서는 브라질(2위)이 4승, 세르비아(10위)가 3승 1패로 8강 진출을 일찌감치 확정했다.
한국(14위)도 숙명의 한일전에서 승리하며 3승(1패)째를 거둬,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8월 2일 세르비아전) 결과와 관계없이 3위 자리를 확보해 조 4위까지 얻는 8강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4패를 당한 케냐(27위)는 이미 탈락이 확정됐고,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맞대결하는 도미니카공화국(1승 3패)과 일본(1승 3패)은 3승 이상을 거둘 수 없다.
한일전이 끝난 뒤, 한국은 8강행의 기쁨을 만끽했고 일본은 예선 탈락의 두려움에 빠졌다.
◇ 도쿄올림픽 배구 여자 예선 A조 4차전(31일·도쿄 아리아케 아레나)
한국(3승 1패) 25 19 25 15 16 - 3
일본(1승 3패) 19 25 22 25 14 - 2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