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8강서 아쉽게 탈락…서로에게 "고마워"
특별취재단 = '무관중'이어서 적막만 흐르는 배드민턴 경기장은 이따금 채유정(26·인천국제공항)이 내지르는 기합 소리로 쩌렁쩌렁 울렸다.

채유정의 당찬 기합 소리에 힘을 낸 듯 서승재(24·삼성생명)는 넘어진 상태에서도 상대 셔틀콕을 받아내는 투혼을 펼쳤다.

하지만 배드민턴 혼합복식 서승재-채유정의 첫 올림픽 도전은 8강에서 멈췄다.

서승재-채유정은 28일 일본 도쿄 무사시노노모리 종합 스포츠플라자에서 열린 대회 배드민턴 혼합복식 8강전에서 왕이류-황둥핑(중국)에게 0-2(9-21 16-21)로 패했다.

1게임은 허무하게 내줬지만, 2게임에서는 13-5까지 앞서며 역전승을 바라보기도 했다.

그러나 세계랭킹 3위 중국 조가 막판 추격에 나서면서 세계랭킹 6위인 서승재-채유정은 2게임마저 내주고 올림픽 일정을 마치게 됐다.

서승재-채유정은 "배드민턴 대표팀의 첫 8강 경기여서 시작을 잘 끊고 싶었다"며 아쉬워했다.

서승재는 "준결승까지 가고 싶었는데 갑자기 분위기가 잡혔다"고 곱씹었고, 채유정은 "아쉽게 졌지만 실력으로 진 것 같다.

중국 선수들의 서비스가 워낙 좋다"고 패배를 인정했다.

첫 올림픽 무대를 8강으로 마친 서승재-채유정은 서로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서승재는 "누나가 몸도 안 좋았고, 저는 남자복식도 하느라 혼합복식 연습을 많이 못 했는데 누나가 이해해줘서 고맙다"며 "몸이 안 좋은데 재활을 하면서도 여기까지 열심히 해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채유정은 "승재가 남자복식과 혼합복식까지 해서 시간이 부족했던 게 아쉬웠다"며 "저도 몸이 자주 아파 참여도가 떨어져서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채유정은 "큰 무대를 부상 없이 마무리한 것 같아서 고맙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다음 무대도 같이 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3년 뒤인 2024년 파리올림픽에 대한 욕심이 있느냐는 물음에 채유정은 "기회가 된다면 두 번째도 도전하고 싶은데, 파리올림픽은 나이가 되려나 모르겠다"며 서승재에게 "해줄래?"라고 묻기도 했다.

그러면서 "제가 기회를 잡으면, 다음 올림픽 기회도 오지 않을까"라며 웃었다.

서승재는 "많이 이겨보지 못했던 선수들과 올림픽에서 더 집중해서 대결해보니 자신감을 얻었다"며 "이것으로 끝난 게 아니다.

대회는 계속 있으니 준비 잘해서 더 좋은 모습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