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풀기 규모·속도 그대로 유지…"테이퍼링 논의 개시한 미 연준과는 다른 길"

유럽중앙은행(ECB)이 22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로 동결했다.

새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에 도달할 때까지 기준금리를 낮게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돈 풀기 규모와 속도도 그대로 유지해 상향조정된 인플레이션 목표치 달성을 위해 부양책을 지속할 것임을 시사했다.

ECB는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통화정책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0%로 유지하고, 예금금리와 한계대출금리 역시 각각 -0.50%와 0.2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ECB는 물가상승률이 이달 초 상향 조정한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에 도달할 때까지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이나 현재보다 낮은 수준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일시적으로 인플레이션이 목표치 이상으로 상승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ECB는 덧붙였다.

ECB는 지난 8일 내놓은 새 통화정책전략에서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2% 바로 아래에서 2%로, 18년 만에 상향 조정했다.

ECB는 코로나19 확산 사태의 경제적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도입한 팬데믹긴급매입프로그램(PEPP)의 채권매입 규모는 적어도 내년 3월 말까지 1조8천500억 유로로 지속한다.

이에 따른 대응채권 매입 속도는 올해 초 몇 달간보다 상당히 높은 속도로 유지하기로 했다.

ECB는 앞서 지난 3월 11일 이번 분기 코로나19 대응채권 매입 속도를 올해 초 몇 달간보다 상당히 높이기로 한 뒤 3분기에도 이 같은 속도를 계속하기로 했다.

목표물장기대출프로그램(TLTRO Ⅲ)을 통한 유동성 공급을 지속하고 자산매입프로그램(APP)도 월 200억 유로(약 27조 원) 규모로 지탱한다.

ECB는 이로써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는 다른 길을 예고했다.

지난 7일 공개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 의사록을 보면, 연준은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논의를 사실상 시작했다.

ECB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올해 물가상승률이 1.9%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어 2023년에는 1.4%로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금융시장 애널리스트들은 ECB가 오는 9월 통화정책 회의까지 통화정책 변경을 미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