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단 = 일본 아사히신문의 5월 여론조사에서 일본 국민의 83%는 올림픽 개최에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두 달 사이 민심을 돌린 반전 카드는 나타나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는 올림픽을 앞두고 무서운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무관중 경기까지 결정되자 일본인들은 "관중이 사라진 올림픽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이렇게까지 올림픽을 개최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도쿄올림픽에 대한 싸늘한 분위기는 일본인 메이저리거 오타니 쇼헤이(27·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와 관련한 여론조사에서 확연하게 드러난다.

일본 J-캐스트가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온라인 독자들을 상대로 '도쿄올림픽과 오타니의 활약' 중 어떤 것을 보고 싶은지 설문조사를 벌였다.

3천188명이 설문에 참여한 결과 도쿄올림픽을 보고 싶다는 응답은 346표(11%)에 그쳤다.

반면 오타니 경기를 보고 싶다는 응답은 896표(28%)로 3배 가까운 표 차이를 보였다.

오타니의 인기가 올림픽을 누른 셈이다.

오타니는 빅리그 4년 차인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많은 홈런 34개를 치고 투수로서도 4승을 올렸다.

올스타전에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선발투수와 1번 타자로 출전하며 일본인들의 영웅이자 자긍심으로 떠올랐다.

일본에선 공영방송 NHK의 위성방송 BS1 채널이 오타니의 경기를 주로 생중계해 왔다.

NHK는 오타니의 폭발적인 인기에 편승해 오타니가 출전한 올스타전 홈런 더비를 이례적으로 NHK 종합 채널에서 생중계하기도 했다.

하지만 후반기에 들어서면서 상황은 돌변했다.

올림픽이 임박해오자 2020 도쿄올림픽 특집 편성이 늘어났다.

이로 인해 오타니와 시애틀 매리너스 투수 기쿠치 유세이의 일본인 투타 맞대결로 주목받은 18일 경기는 물론 오타니의 20일 선발 등판 경기가 생중계되지 않았다.

올림픽 때문에 오타니의 경기를 보여주지 않자 시청자들의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J-캐스트는 "트위터에서는 '올림픽 따위보다 오타니 경기를 더 보고 싶다'는 한탄의 목소리가 퍼져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