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학조사 방해로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까지 더해져
'방역수칙위반' 한화·키움 선수 과태료…거짓 진술 혐의도(종합2보)
한화 이글스와 키움 히어로즈 선수들이 '방역수칙위반 혐의'를 피하고자 허위진술을 해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까지 더해질 상황에 놓였다.

이미 강남구청은 한화와 키움 선수 2명에게 과태료를 부과했다.

도쿄올림픽 예비 엔트리에 들어 접종을 받은 선수 2명은 과태료를 피했다.

강남구청은 17일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18조 위반으로 프로야구 한화, 키움 선수 등 5명에게 과태료를 부과하고, 이 중 일반인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2명은 '동선 누락'으로 강남경찰서에 추가 수사 의뢰를 요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날 한화와 키움 구단은 "외부인 접촉으로 물의를 빚은 선수들이 처음 진술과 다르게 일부 접촉이 있었음을 확인해 이를 KBO 클린베이스볼 센터에 정정 보고했다"고 밝혔다.

지난 16일 한화는 "방역수칙에 위반되는 사항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키움도 "방역수칙 위반은 아닌 것으로 확인했다"고 알렸다.

하지만, 방역 당국의 역학조사에서 한화와 키움 선수들이 한자리에 머물렀던 증거가 나왔다.

선수들이 '자진 신고'를 했다고 했지만, 거짓을 섞었다.

방역수칙위반 여부를 판단할 수 없는 구단은 무책임하게 '방역수칙 위반이 아니다'라고 밝히며 역학조사에 혼선을 빚었다.

방역 당국의 역학조사와 두 구단 선수의 새로운 진술에 따르면 한화 선수 2명, 키움 선수 2명은 5일 새벽 한화의 서울 원정 숙소에서 전직 프로야구 선수 1명, 일반인 2명과 만났다.

구단이 파악한 총 7명이 모인 시간은 '8분'이었다.

그러나 강남구청이 파악한 '방역수칙 위반 시간은 '6분'이다.

강남구청은 "(7명이) 5일 오전 1시 30분부터 1시 36분까지 6분 동안 같이 머문 것으로 확인됐다"며 "4일 오후 11시 36분에 일반인 2명이 입실한 이후 5일 오전 12시 54분에 은퇴선수 A가 입실했다.

한화 소속 선수 한 명은 오전 1시 1분, 다른 한화 선수는 1시 22분 합류했다"고 밝혔다.

이어 "5일 오전 1시 30분에 키움 소속 선수 2명이 합류하면서 외부인 2명과 전·현직 선수 5명 등 7명이 같은 공간에 체류했고 방역수칙 위반상황은 1시 36분에 전·현 한화 선수 3명이 퇴실할 때까지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방역수칙위반' 한화·키움 선수 과태료…거짓 진술 혐의도(종합2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은 '오후 10시 이후 사적인 만남'과 '5인 이상의 만남'을 금지한다.

한화와 키움 선수들은 '공적 백신'을 방패로 삼아 방역수칙 위반 혐의를 피하고자 했다.

도쿄올림픽 예비 엔트리에 든 한화 선수 1명, 최종 엔트리에 선발된 키움 한현희는 백신 2차 접종을 마치고 2주 이상이 지난 터여서, 5일 새벽 당시의 거리 두기 3단계 규정에 따라 '사적 모임 인원'에서 제외된다.

양 구단 선수의 '거짓 증언'대로 5명씩만 모임을 했다면, 백신 접종자를 제외하고 4명만 모인 것으로 간주해 아슬아슬하게 방역수칙 위반 혐의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러나 실제 한화와 키움 선수들은 외부인 3명과 총 7명이 만났다.

강남구청은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선수 2명'을 과태료 대상이라고 봤다.

백신 접종을 한 선수 2명은 운 좋게 과태료를 피했다.

하지만, 허위진술로 역학조사에 혼선을 준 선수들은 역학조사 방해 등의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를 받을 수 있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조금 더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을 아끼면서도 "NC 다이노스 선수들의 예처럼, 역학조사를 방해한 혐의가 있다.

(한화와 키움 선수의) 경찰 수사 의뢰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강남구청은 이미 NC 박석민, 권희동, 이명기와 일반인 2명을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프로야구 선수들과 사적인 자리를 한 일반인은 유흥업 종사자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한화와 키움 선수들의 신고를 '자진'이라고 표현하기도 어렵다.

한화와 키움은 15일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코로나19 관련 사적임 모임'을 신고했다.

NC의 박석민, 박민우, 이명기, 권희동이 방역수칙을 위반하고 일반인 2명과 원정 숙소에서 사적인 모임을 한 사실이 밝혀진 뒤의 일이다.

KBO는 두 구단에 "원정 숙소에서 일반인과 사적인 모임을 한 선수를 즉각 격리하고, 코로나19 검사를 받게 하라"고 지시하며 경위서 제출을 요구했다.

또한 '수사 권한'이 없는 KBO의 현실을 고려해 두 구단에 "해당 지자체에 신고해서 방역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전했다.

KBO의 지시에 따라 두 구단이 지자체에 사적인 모임에 관해 신고했고, 결국 선수들의 거짓말까지 밝혀졌다.

KBO는 키움과 한화를 제외한 구단에도 '사적인 모임에 관한 전수조사'를 지시했다.

프로야구 모든 구단이 선수단에 자체 조사를 하고 있지만, 아직은 추가로 신고된 사건은 없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