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내용과 달리 원정 숙소서 음주 모임으로 '확진'
"자야죠. 코로나도 있어서"…NC, SNS선 '방역 모범생'
"자야죠. 잡니다"
'방역 일탈'로 프로야구 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빚은 NC 다이노스 선수들이 소셜 미디어(SNS)에서는 '방역 모범생' 모습을 보여줘 팬들을 기만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14일 NC 구단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NC 선수들은 원정 숙소에서 대부분 잠을 자거나 드라마를 보며 시간을 보낸다고 말한다.

'다이노스 퇴근캠-우리 선수들은 원정 숙소에서 뭐해요?'라는 제목의 영상 속에서 NC 내야수 박석민은 당연하다는 듯 "자야죠. 잡니다"라고 말했다.

외야수 권희동도 "자야죠. (오후) 10시에 도착하는데"라고 했다.

외야수 이명기는 "힘들어서 요즘에는 뭘 할 수 없어요.

코로나도 있고"라며 방역에 신경 쓰고 있다는 발언도 했다.

내야수 박민우는 "책 봐요"라며 '모든 날 모든 순간에 위로를 보낸다'라는 책을 들어 보였다.

NC 구단이 '1주일 전'에 올린 이 영상은 현재 팬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술 마시다가 코로나 걸렸으면서 나머지 구단들이 피해를 봐야 하나?' 등의 댓글이 줄줄이 달려 있다.

"자야죠. 코로나도 있어서"…NC, SNS선 '방역 모범생'
박석민·권희동·이명기·박민우 등 4명의 선수는 서울 원정 숙소에서 외부인(지인) 2명과 한 방에서 음주 모임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가운데 백신을 맞은 박민우를 제외한 선수 3명과 외부인 2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됐다.

이들은 NC의 핵심 선수들이기 때문에 1군 선수 15명이 밀접접촉자로 자가격리 대상이 됐다.

코치 14명도 자가격리 대상자로 분류됐다.

선수단을 둘러싼 역학 조사가 진행된 8∼11일 NC 경기도 모두 취소됐다.

비슷한 시기 두산 베어스에서도 확진 선수 2명을 둘러싸고 선수 17명과 코치 10명이 자가격리 대상자가 됐다.

정상적인 경기 진행이 어렵다고 판단한 KBO 이사회는 13∼18일 리그 중단을 결정했다.

도쿄올림픽 휴식기(19일∼8월 9일)까지 총 28일 동안 프로야구 경기를 열지 못하게 됐다.

"자야죠. 코로나도 있어서"…NC, SNS선 '방역 모범생'
공교롭게도 이 인터뷰 영상은 선수단이 문제의 '서울 숙소'로 이동하기 직전에 창원NC파크에서 찍은 것으로 보인다.

해당 영상에는 '수도권 원정 9연전 승리 기원'이라는 설명이 덧붙여 있다.

NC는 5일 창원에서 서울로 이동한 뒤, 6∼8일 두산(잠실구장), 9∼11일 키움 히어로즈(고척구장), 13∼15일 kt wiz(수원구장)와 원정 경기를 벌일 예정이었다.

선수들이 숙소 내 사생활을 모두 밝힐 필요는 없지만, 영상에서 모범을 보인 선수들이 실제로는 부주의한 모임으로 리그 중단을 초래한 것에 대해 팬들은 배신감을 느낀다.

심지어 NC 선수들은 방역 당국에도 진실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NC 원정 숙소를 관할하는 강남구청은 확진자들이 동선을 숨겨 역학조사에 차질을 겪었다고 밝혔다.

박석민은 14일 사과문을 내고 선수 4명, 지인 2명과 '치맥'(치킨과 맥주)을 먹었다고 상황을 설명하고, 역학조사에서도 사실대로 답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강남구청은 허위진술(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NC 관련 확진자 5명의 수사를 의뢰, 진실을 알기 위해 경찰까지 나서야 하는 상황이 됐다.

"자야죠. 코로나도 있어서"…NC, SNS선 '방역 모범생'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