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구단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여파로 KBO 리그 중단 결정
프로야구 중단…원하는 것 얻은 NC·두산 '뒤늦은 사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프로야구가 시즌 중 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KBO는 12일 서울 KBO 사옥에서 긴급 이사회를 열어 13∼18일 경기를 순연하고 추후 편성하기로 했다.

오는 19일부터 8월 9일까지는 도쿄올림픽 휴식기로 예정돼 있기 때문에 KBO리그는 총 28일 동안 일정을 멈춘다.

프로야구 리그 중단은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영향이다.

NC는 원정 숙소로 쓰던 호텔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 전원 PCR 검사를 했는데, 이 가운데 2명이 9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10일에는 1명의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

두산에서는 10일 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두 팀은 선수단 내 많은 선수가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정상적인 경기 운영이 어렵다는 이유로 리그 중단을 논제로 꺼냈다.

두산은 확진자 외 17명의 선수가, NC는 확진자 외 15명의 선수가 자가격리 대상자로 분류됐다.

2군에서 대체 선수를 불러 그대로 경기를 치를 수 있다는 반박도 나왔다.

KBO는 지난 3월 마련한 코로나19 통합 매뉴얼에서 구단 내에 확진자가 나오면 자가격리 대상자를 제외한 대체 선수로 중단 없이 운영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최근 변이로 인한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시작한 상황에서 프로야구 내 추가 확진자 발생을 막으려면 리그를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렸다.

결국 NC와 두산은 리그 중단이라는 극단적인 조치로 원하는 바를 이뤘다.

두 구단은 리그가 재개하면 평소 전력으로 차질 없이 순위 경쟁을 벌일 수 있게 됐다.

11일 단장들이 참여하는 긴급 실행위원회와 이날 사장들로 구성된 이사회에서 발 빠르게 움직인 것과 달리, NC와 두산은 외부적으로는 조용했다.

프로야구 중단…원하는 것 얻은 NC·두산 '뒤늦은 사과'
이날 KBO 이사회의 중단 결정이 발표된 후에야 두 구단은 "KBO리그 일정에 차질을 빚어 사과드린다"는 사과문을 발표했다.

확진자·밀접접촉자 정보나 감염 경로 등은 지침상 공개할 수 없다.

방역 당국의 역학조사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두 구단은 이를 방패 삼아 지난 3∼4일 동안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선수단 관리에 허점이 있었는지, 이번 일을 계기로 방역을 강화하는지 여부 등도 공개되지 않았다.

심지어 이번 확진 사례의 방역 수칙 위반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후속 조치 움직임은 없다.

팬과 활발히 소통하는 구단 소셜미디어(SNS) 채널에도 이번 일과 관련한 구단의 입장은 그동안 없었다.

NC와 두산의 이러한 행보는 팬들을 외면하고 뒤에서는 이해관계를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인 모습으로 비치기도 한다.

리그 중단으로 저녁 프로야구를 보는 낙을 잃은 팬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 응원하는 선수의 건강 상태를 걱정하고 있을 뿐이었다.

구단은 팬들이 코로나19 방역에 얼마나 민감한지 이미 알고 있다.

NC는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외국인 선수 에런 알테어의 마스크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다.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데일리 MVP로 선정된 알테어가 마스크 착용을 거부해 시상식과 인터뷰까지 취소된 일이다.

당시 NC는 "선수가 호흡이 힘들다고 해 마스크를 강제하지 못했다"고 해명하고, 이튿날 알테어의 사과를 대신 전하는 식으로 일단락하고,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에는 뒤늦은 사과문으로 쉽게 정리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KBO 이사회는 방역 수칙을 위반한 선수에 대해 리그 차원에서 징계할 것을 요구했다.

NC는 사과문 말미에 "방역 당국 역학조사에서 방역수칙 위반이 확인될 경우 리그 코로나 대응 매뉴얼에 따라 구단 징계 등 후속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