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불확실성 선제적 해소"…2천억원 증자로 자본 확충
제주항공, 무상감자·유상증자 추진…"재무구조 개선"(종합)
제주항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경영난에 결국 무상감자와 유상증자를 하기로 했다.

제주항공은 7일 "결손금 보전 및 재무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무상감자를 할 계획"이라며 "8월 13일 임시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절차가 진행된다"고 7일 공시했다.

제주항공은 액면가 5천원의 보통주를 액면가 1천원으로 감액할 계획이다.

감자비율은 80%다.

자본금은 무상감자 이전 1천924억원에서 384억원으로 감소한다.

동일한 금액만큼 감자 차익이 발생해 자본 총계 변동은 없으며, 주식 병합과 달리 주식 수 변동도 없다.

제주항공 주식 매매 거래 정지 예정 기간은 다음달 27일부터 9월 9일까지이며, 신주 상장 예정일은 9월 10일이다.

제주항공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약 2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추진한다.

다음달 13일 열리는 임시 주총에서 무상감자 건이 승인되면 이사회 결의를 통해 유상증자 일정과 발행 주식 수 등을 확정할 예정이다.

유상증자에는 제주항공 모기업인 애경그룹이 적극적으로 참여를 추진하며, AK홀딩스(애경그룹) 이사회를 통해 증자 여부가 확정된다.

제주항공은 국내 항공사 대부분이 자본잠식 위기에 처해있는 상황에서 자본잠식 및 관리 종목 지정 등 경영 불확실성을 선제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자본잠식은 자본총계가 자본금보다 적어지는 상태를 의미하며, 자본잠식률이 50%를 넘으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코로나19 '직격탄'에 적자가 이어지면서 자본 잠식에 빠진 제주항공은 완전 자본잠식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감자와 증자를 단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의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은 873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657억원)보다 32.8% 증가했고, 매출은 418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2천292억원)보다 줄었다.

제주항공의 1분기 자본총계는 1천371억원, 자본금은 1천924억으로 자본잠식률은 28.7%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재무구조를 개선해 향후 회복 시기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겠다는 노력"이라며 "정부의 정책자금 지원 요청 등을 통해 안정적인 회사 운영의 기틀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LCC 업계 1위인 제주항공의 무상감자와 유상증자를 시작으로 국내 LCC(저비용항공사)들의 자본 확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진에어와 에어부산도 조만간 유상증자 등을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기준 LCC 자본잠식률은 진에어 42.4%, 에어부산 34.4%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