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된 시신으로 발견…`기초수급` 일가족의 비극
서울 강서구의 다세대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일가족은 모두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사망한 어머니 A씨와 그 아들은 구청이 관리하는 맞춤형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생계급여와 의료급여, 주거급여를 지원받아왔다. 함께 숨진 친척 관계의 여성 역시 주소는 다르지만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였다.

이들 가족은 전날 오후 2시 35분께 강서구 화곡동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시신은 부패가 상당히 진행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센터에 따르면 A씨는 평소 우울증을 앓고 있었으며, 아들은 관절 관련 질환으로 거동이 불편해 경제 활동을 하기 힘든 상태였다. 그러나 `위험 가정`으로 분류되지 않아 주민센터의 별도 관리 대상은 아니었다.

이들은 연 1회 센터에서 상담을 받아왔는데, 올해 상담은 9월로 예정됐었다.

센터 관계자는 "정기 상담 외에도 분기별로 쓰레기봉투 등 생필품을 전달하며 가족의 상태를 살폈다"며 "지난 4월 2분기 쓰레기봉투를 전달했을 당시에는 별다른 위험 징후가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센터에 따르면 이달 4일 통장이 3분기 쓰레기봉투 전달을 위해 이 집을 찾아갔으나 응답이 없어 봉투를 문고리에 걸어두고 돌아왔다. 당시 A씨 등은 이미 숨진 상태였을 것으로 보인다.

숨진 일가족은 주변과 교류가 거의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건물에 우편물을 배달하는 집배원 역시 최근 택배나 소포를 배달한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현장에는 외부인의 침입 흔적이나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할 만한 흉기 등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이들이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망 경위와 시점 등을 파악할 방침이다.

(사진=연합뉴스)

이휘경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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