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께서 좋아하시는 작품에 출연하게 돼 행복하고 감사"


형의 여자를 사랑하는 마음이 이렇게나 애틋하고 안타까울 수 있을까.

4일 종영한 MBN 토일 드라마 '보쌈- 운명을 훔치다'(이하 '보쌈')에서 한 사람을 향한 순애보적 사랑을 보여준 이대엽 역의 배우 신현수(32)를 최근 광화문에서 만났다.

평생을 수경(권유리 분)만을 바라보며 살아온 대엽은 엇갈린 사랑, 출생의 비밀 앞에서 좌절을 겪으면서도 끝까지 의연한 태도를 보이나 결국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다.

"단순히 형수님을 사랑하는 게 아니라 20년이 넘는 세월의 깊이를 가지고 바라봐야 했기에 그 눈빛을 만들어내려고 노력했어요.

제가 대엽이의 서사를 체내화해서 연기해야 시청자분들도 대엽이의 사랑을 이해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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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계형 보쌈꾼이 과부가 된 옹주를 실수로 보쌈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며 안방을 사로잡은 사극 '보쌈'은 첫 방송부터 MBN 드라마 역대 최고 시청률을 경신한 뒤 마지막 회까지 여러 차례 신기록을 세웠다.

신현수는 "너무 과분한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어 감사하다"며 "마음을 다해 찍은 작품이 많은 사랑을 받게 되니 더 행복하다"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황금빛 내인생' 이후로 저희 부모님께서 즐겁게 챙겨보신 작품이 '보쌈'이에요.

친척분들도, 외할아버지도 굉장히 좋아하시더라고요.

자식으로서 어머니, 아버지가 행복하게 보시는 작품에 제가 나온다는 것이, 손자로서 제가 할아버지의 삶에 좋은 에너지가 됐다는 것이 정말 행복하고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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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쌈의 인기 비결에 대해서는 "감독님의 연출력과 그를 믿고 따른 배우들이 있었다.

또 로맨스나 멜로, 정치 등 다양한 이야기의 저울질이 잘 돼 있어 기존 시청자층인 40·50대 외에도 젊은 시청자까지 사로잡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번 작품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 정일우와 권유리에 대해서는 "호흡도 좋았지만 결과적으로 좋은 동료를 얻게 돼서 기쁘다"며 감사함을 표했다.

"일우 형도 유리도 연기에 열정적으로 임하는 자세가 멋있는 배우였고, 배울 점이 참 많았어요.

유리의 경우에는 소녀시대라는 타이틀로 선입견을 품은 분들이 많은데, 이번 작품을 통해 스스로 좋은 배우라는 걸 잘 보여준 것 같아요.

이런 배우들과 함께 호흡을 맞췄다는 것 자체가 너무 영광스럽고 좋았죠."
신현수는 자신이 맡은 대엽이란 인물에 대해서는 "대엽이의 깊은 서사를 하나하나 짚어가면서 그동안 다뤄보지 못한 감정을 표현하는 것 자체가 새로운 도전이었다"며 "개인적으로는 최선을 다했기에 개인적인 만족도는 높다"고 말했다.

"이번에 '보쌈'을 하면서 내가 해보지 않은 감정과 장르, 직업군을 다루는 게 굉장히 흥미롭게 다가오더라고요.

다음 작품도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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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시대'의 자상한 대학 선배 윤종열 역으로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그는 '황금빛 내인생' 속 발랄한 막내아들, '으랏차차 와이키키2' 속 어리바리한 야구선수까지 다양한 역할을 맡아오면서도 이전 작품에서의 잔상을 지운 채 새로운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찾았다.

"배우의 본 모습은 흐릿하더라도 맡은 인물을 뚜렷하게 해주는 배우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고요.

무엇보다 좋은 사람이자 좋은 배우이고 싶어요.

일단은 '보쌈'을 통해 시청자분들께 받은 좋은 에너지를 가지고 차기작을 잘 선택해서 고스란히 그 에너지를 다시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에요.

(웃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