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 55만7천원→49만8천원…기업가치 비교대상서 월트디즈니 등 제외
'고무줄 공모가'…크래프톤 결국 공모가 낮췄다(종합)
공모가 '거품' 논란이 불거졌던 게임 업체 크래프톤이 결국 스스로 공모가를 낮췄다.

크래프톤이 1일 공모가 희망 범위(밴드)를 낮춘 정정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며 본격적인 유가증권시장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크래프톤의 새 공모 희망가는 40만원∼49만8천원으로 처음에 제시한 45만8천원∼55만7천원보다 5만원 정도 내려갔다.

이에 따른 공모 예정 금액은 3조4천617억원∼4조3천98억원이다.

공모가 상단 기준으로 기존 최대 공모액인 2010년 삼성생명의 4조8천881억원에는 미치지 못한다.

정정 전 공모가 기준 공모액은 4조6천억원∼5조6천억원으로 국내 기업공개(IPO) 사상 최대 규모였다.

앞서 크래프톤은 지난달 16일 증권신고서를 냈으나 금융감독원이 정정 신고서 제출을 요구해 공모가를 다시 산정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정정 신고서 요구와 관련해 "주요 사항에 대해 투자자들에게 더 구체적인 정보, 근거를 제시하라는 취지"라며 "공모가 산정 기준을 더 명확히 기재해주길 바란다는 요구"라고 설명했다.

게임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크래프톤은 정정 전 증권신고서에서 자사 기업가치를 35조736억원으로 추정했다.

이는 실적에서 크래프톤을 앞서는 엔씨소프트 시가총액(1일 기준 18조3천97억원)의 약 2배에 이른다.

애초 크래프톤은 기업가치를 산정하면서 비교 대상으로 엔씨소프트·넷마블 등 국내외 대형 게임회사 7곳과 월트디즈니, 워너뮤직그룹 등 글로벌 콘텐츠 업체 2곳을 제시했다.

'배틀그라운드' 등의 지식재산(IP)을 활용한 콘텐츠 사업 모델을 근거로 비교 대상을 선정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으나, 아직 사업 초기로 특별한 성과가 없어 월트디즈니 등과 비교는 무리라는 의견이 나왔다.

결국 적정 시가총액을 29조1천662억원으로 제시한 정정 신고서상에는 비교 대상에 엔씨소프트, 넷마블, 카카오게임즈, 펄어비스 등 국내 게임업체 4곳만 들어갔으며 월트디즈니 등은 빠졌다.

이와 관련해 크래프톤은 "IP를 바탕으로 게임을 넘어 영화, 음악, 드라마 등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 확장을 진행하고 있으나, 현재 사업 초기 단계인 관계로 엔터테인먼트 기업은 비교회사 선정 시 제외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공모하는 주식은 총 864만4천230주다.

신주 모집이 562만4천주(65%), 구주 매출이 303만230주(35%)다.

정정 전 증권신고서와 비교하면 구주매출 물량은 그대로이고 신주 모집규모가 애초 700만주에서 137만6천주 줄었다.

구주매출은 최대주주 특수관계법인인 벨리즈원유한회사 지분 6.4% 전량(276만9천230주)과 김창한 대표이사(14만주), 계열사 등기임원 김형준씨(10만주)와 조두인(2만1천주)씨가 일부 내놓는 지분으로 진행된다.

크래프톤은 오는 14∼27일에 기관 투자자 수요예측에서 공모가를 확정하고서 8월 2∼3일에 일반 청약을 받는다.

이어 8월 중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대표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며 공동주관사는 크레디트스위스, NH투자증권,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JP모건이다.

삼성증권은 인수회사로 참여한다.

여러 증권사를 통한 일반 투자자들의 중복 청약은 가능할 전망이다.

크래프톤은 공모주 중복 청약이 금지되는 6월 20일 이전에 첫 증권신고서를 냈는데, 증권신고서 최초 접수일을 기준으로 제도 변경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