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끌고' 젊은 피 '밀고'…롯데, 6월 팀타율 압도적 1위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달 중순 이대호, 이달 초에는 안치홍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빠졌다.

팀 성적이 최하위로 주저앉은 가운데 간판타자인 이대호에 이어 올 시즌 팀 내 최고의 타자인 안치홍까지 빠졌으니 위기도 보통 위기가 아니었다.

지난 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키움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진행된 사전 인터뷰에서 래리 서튼 감독에게 관련 질문이 나왔다.

서튼 감독은 이 질문에 역으로 "이대호와 안치홍이 없는 우리 타선이 약해 보이는가"라고 반문했다.

서튼 감독은 "나는 약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롯데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벤치의 신뢰 속에 젊은 야수들이 두 선수의 공백을 예상외로 충실하게 메웠다.

추재현은 물오른 타격감을 선보이며 신인왕 후보로 급상승했다.

김민수와 배성근 역시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하며 2루수 안치홍의 공백을 최소화했다.

강로한은 남다른 손목 힘으로 결정적인 홈런포 2방을 터트렸고, 나승엽은 타석에서의 침착함과 부드러운 스윙으로 왜 그가 '특급 루키'로 불리는지를 증명했다.

롯데는 6월 들어 3연속 위닝시리즈를 질주하며 제대로 상승세를 탔다.

지난해 안치홍과 민병헌이 나란히 부진에 빠지자 팀 타선이 동반 추락했던 것과 비하면 큰 차이다.

그만큼 선수층이 두꺼워졌다.

베테랑 '끌고' 젊은 피 '밀고'…롯데, 6월 팀타율 압도적 1위
이대호, 안치홍 없이도 강하다는 것을 증명한 롯데 타선은 둘이 돌아오자 실로 무서운 타선이 됐다.

롯데는 6월 팀 타율(0.305), 안타(261개), 경기당 득점(6.5점), 타점(150점), 출루율(0.380), 장타율(0.459) 등 거의 모든 타격 지표에서 리그 1위다.

베테랑 정훈(6월 0.412)과 전준우(6월 0.340)가 꾸준한 활약으로 타선의 중심을 잡아준 가운데 시즌 초반 극도로 부진했던 손아섭은 시즌 타율을 어느새 0.313까지 끌어올렸다.

젊은 야수들의 활약이 팀에 활력소로 작용하면서 팀 내에는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지난 25일 돌아온 안치홍은 후배들의 활약에 자극받은 듯 복귀 이후 3경기에서 10타수 7안타, 1홈런, 8타점을 쓸어 담았다.

이대호가 지난 18일 가세하고 한동희의 장타력이 살아나면서 롯데는 그야말로 피해갈 곳이 없는 타순을 완성했다.

서튼 감독이 가족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으로 자가 격리에 들어갔지만 압도적인 타선의 힘을 앞세워 이러한 변수를 가뿐히 뛰어넘었다.

롯데는 최근 3연승 속에 6월 들어 14승 10패(승률 0.583)로 약진하며 8위로 뛰어오른 것은 물론 중위권과 빠르게 간격을 좁히고 있다.

7위 두산 베어스와는 이제 4경기 차다.

최근 안정세에 접어든 선발진과 더불어 불펜진만 제자리를 찾는다면 롯데의 본격적인 순위 싸움은 이제부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