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회, 개회식 기수 남녀 1명씩 금주 선발 논의
다음 달 23일 개막할 예정인 도쿄하계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의 '얼굴'인 기수(旗手)를 어떤 선수가 맡을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30일 체육계에 따르면, 대한체육회는 이번 주에 한국 선수단 기수 선발을 논의한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남녀 공동 기수 선임 권고에 따라 두 명을 기수로 선정할 참이다.

올림픽에서 완벽한 남녀 성비 균형을 추구해 온 IOC는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역대 최초로 206개 국가올림픽위원회(NOC)에 여성과 남성 선수를 각각 1명 이상 도쿄올림픽에 파견하도록 하고 전체 NOC와 IOC 올림픽 난민팀에 도쿄올림픽 개회식 때 남녀 공동 기수를 선임하도록 지난 3월 권고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부터 선수를 보호하고자 도쿄올림픽 불참을 선언한 북한을 제외한 205개 NOC와 난민팀에 이런 권고가 똑같이 적용될 참이다.

기수는 그간 해당 NOC의 간판선수가 맡아온 게 관례였다.

5년 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선 2012년 런던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구본길이 개회식 때 태극기를 들고 입장했다.

금메달 13개, 은메달 9개, 동메달 8개로 역대 최고의 성적을 올린 2012년 런던올림픽에선 당시 한국 선수단의 최고령 선수로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기수를 지낸 남자 핸드볼의 간판 윤경신이 기수로 활약했다.

키 2m가 넘는 장신의 윤경신은 유럽 핸드볼 무대에서도 알아주는 스타였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엔 유도 중량급의 간판 장성호가 한국 선수단의 맨 앞에 섰다.

이처럼 그간 한국 선수단의 기수는 이전 올림픽에서 혁혁한 성과를 낸 메달리스트 또는 오랜 기간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무대를 누벼 이름 석 자 만으로도 존재감이 특출난 인물이 맡아왔다.

대형 태극기를 펄럭이며 행진해야 하는 특성상 키 등 체격 조건도 고려했다.

당면한 문제는 한국 하면 확실하게 떠올릴 만한 임팩트 강한 선수가 적다는 데 있다.

런던 올림픽 이후 내리막길을 걷는 한국 엘리트 체육의 현재 상황에 비춰볼 때 아시아인의 한계를 깨고 세계를 평정한 박태환(수영), 장미란(역도) 등 존재감이 강렬한 스타를 손에 꼽기 어렵다.

또 대회 일정도 고려해야 한다.

양궁, 태권도, 펜싱 등 한국의 메달 기대 종목은 개회식 다음날부터 메달 경쟁에 들어간다.

컨디션 유지가 절대 필요한 상황에서 메달 획득 가능성이 큰 선수를 기수로 내정하기도 어렵다.

과거 사례를 참고하면, 개인 통산 5번째 올림픽에 출전해 역대 한국인 최다 메달리스트에 도전하는 '사격 영웅' 진종오가 기수 0순위 후보로 거론된다.

리우 대회까지 올림픽 50m 권총을 3회 연속 우승한 진종오는 금메달 4개, 은메달 2개를 획득한 독보적인 명사수다.

일본 언론은 재일 동포 안창림의 기수 선정 가능성에도 호기심을 보인다.

대회가 도쿄에서 열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본에서 태어나고 자라 한국 국가대표가 된 안창림의 기수 선발은 상징성이 크다고 보는 듯하다.

여자 기수로는 세계적인 거포인 배구의 김연경이 앞서가는 후보로 평가받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