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시중은행들에게 취한 자사주 매입·배당금 지급 제한 조치 해제 여부가 곧 결정된다.

특히 이번 결과에 따라 은행들이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줄였던 배당금을 확대할 수 있어 투자자들이 주목하고 있다.
美 은행, 배당금 제한 해제 임박…"최소 10% 증가할 것"
미 연준은 현지시간 24일 뉴욕 주식시장이 마감한 뒤 은행권 스트레스 테스트(재무 건전성 평가)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발표될 결과에는 스트레스 완충 자본을 포함한 자본 적립요건 충족 여부가 포함되는데, 이 테스트를 통과하는 은행은 자본배당을 자율적으로 실시할 수 있게 된다.

◆ "하반기부터 은행 자사주 매입·배당 확대 허용"

연준은 지난해 여름부터 대형 은행의 자사주 매입과 배당금 지급을 제한해왔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에 대비해 현금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미 경제매체인 CNBC에 따르면 월가 전문가들은 대부분 은행들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가 양호할 것으로 전망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대출 손실을 준비해 자금을 쌓았지만, 미국 연준의 대규모 지원 덕분에 대부분의 손실이 실제 발생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미 은행들이 주식 매입을 줄이고, 배당금을 동결하면서 더 많은 `자본 쿠션`을 비축할 수 있었다.

CNBC는 은행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대형 은행들이 다음주 월요일즈음 배당금과 자사주 매입 등에 대한 자본 지출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미국 증권사 에드워드존스의 은행 애널리스트 카일 샌더스(Kyle Sanders)와 짐 섀너한(Jim Shanahan)은 "올해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는 투자자들이 매우 안심할 수 있다"며, "대부분 은행의 배당금은 최소 10%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분석업체인 에버코어ISI의 글랜 스콜 애널리스트는 미국 6대 은행의 총 지불금이 향후 12개월 동안 1,300억 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고, 바클레이즈도 상위 20개 은행이 주식 매입과 배당으로 거의 2,000억 달러를 쓸 것으로 내다봤다.

그 중에서도 주목되는 곳은 웰스파고다.

카일 샌더스는 "웰스파고가 배당금 증가에서 가장 두드러질 수 있다"며 "주식 매입은 물론이고, 배당금도 20~25센트로 올릴 수 있는 능력이 된다"고 분석했다.
美 은행, 배당금 제한 해제 임박…"최소 10% 증가할 것"
◆ 실적호조 美 기업, 넘치는 현금에 `배당 열기`

이로써 미국 은행들도 최근 미국 기업들의 배당·자사주 매입 열풍에 동참할 수 있을 전망이다.

올해 미국 기업들은 자사주 매입 규모는 최근 22년간 가장 많은 규모에 달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지난 5월까지 미국 기업이 발표한 자사주 매입 규모는 5,040억달러(569조원)에 이른다. 이는 법인세 인하 이슈가 반영됐던 2018년보다도 더 큰 규모다.

배당도 치솟고 있다. S&P500과 다우지수 편입기업의 현금배당은 연율기준 203억달러로 2012년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미국 기업들의 배당과 자사주 매입이 늘어난 것은 보유 현금이 대폭 확대된 영향이다. 코로나 팬데믹에도 ㅂ루구하고 S&P500 편입 기업들의 현금성 자산 보유액은 1조8,900만달러까지 치솟았다.

은행들 역시 마찬가지다. 일례로 팬데믹 기간 미국의 최대 은행인 JP모간체이스 예금은 35% 늘어나면서 은행 자산이 지난해 2조7,000억달러에서 3조4,000억달러로 확대됐다.

연준이 코로나 팬데믹에 막대한 양의 달러를 찍어내면서 유동성이 풍부해졌고, 현금을 계속 쌓게 된 은행으로선 골머리를 앓았다는 설명이다.
美 은행, 배당금 제한 해제 임박…"최소 10% 증가할 것"
앞서 지난 3월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 역시 "금융기관이 더 건전해졌고, 주주에게 어느 정도 수익을 돌려줄 자유를 가져야 할 것"이라며 밝힌 바 있다.

옐런 장관이 먼저 배당 완화 분위기를 보이면서 은행 및 금융지주사들의 주가가 긍정적인 시그널을 나타낼 수 있다는 전망이다.

월가에서는 나아가 미 연준의 통화정책이 은행주 주가를 더 밀어올릴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제프리스의 은행 담당 애널리스트는 켄 우즈딘(Ken Usdin)은 "은행이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수익 상승은 이자율 상승"이라며, 현재 은행주의 가격은 매력적인 수준이라고 주목했다.

조연기자 ycho@wowtv.co.kr

ⓒ 한국경제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