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일부 투수들이 강도 높은 이물질 검사에 불만을 표시하는 가운데, 롭 맨프레드 MLB 커미셔너는 "검사가 매우 잘 이뤄지고 있다"며 "현재 규칙을 수정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24일(한국시간) 미국 스포츠매체 디애슬레틱과 인터뷰에서 "검사를 시작한 지 이틀이 됐는데, 아직 적발 사례가 나오지 않았고 선수들도 협조적이었다"며 "데이터(회전수 감소)를 보면 검사의 효과도 나오고 있다.
매우 잘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제 필라델피아에서 있었던 일은 작은 사건에 불과하다"며 "앞으로도 계속 비슷한 수준의 검사를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맨프레드 커미셔너가 밝힌 '필라델피아에서 있었던 일'은 워싱턴 내셔널스의 에이스 맥스 셔저의 어필을 의미한다.
셔저는 23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했는데, 무려 세 차례나 이물질 검사를 받았다.
이날 셔저는 5이닝 동안 2피안타 3볼넷 8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며 호투했는데, 상대 벤치가 이물질을 바른 것이 의심된다며 심판진에게 계속 검사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짜증이 솟구친 셔저는 마운드에서 벨트까지 풀면서 불만을 터뜨렸다.
일각에선 이물질 검사 요구가 상대 팀 투수의 멘털을 흔드는 방법으로 쓰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력과는 상관없는 외부요인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이다.
퍼펙트 피칭 같은 대기록을 망치거나 월드시리즈 같은 중요한 경기 결과도 바꿀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마이크 리조 워싱턴 단장은 23일 경기 후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필라델피아 벤치의 무리한 이물질 검사 요구는 구단뿐만이 아니라 야구계 전체의 수치스러웠던 일"이라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리조 단장의 발언에 "답하지 않겠다"며 고개를 저은 뒤 기존 검사 규칙을 바꿀 생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감독은 심판에게 이물질 사용에 관해 이의를 제기하거나 검사를 요청한 권리가 있다"며 "현재 규칙은 나쁘지 않다.
현장에서도 환영하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다만 "만약 향후 문제가 생기면 관련 내용에 관해 다루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