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장은 오는 7월 2일부터 24일까지 서울 중구 국립극장 달오름극장과 하늘극장, 별오름극장에서 '여우락 페스티벌'을 연다고 16일 밝혔다.
'여우락'은 '여기 우리 음악이 있다'의 줄임말로, 축제는 2010년 시작해 올해 12회째를 맞았다.
우리 전통음악을 중심으로 다양한 영역의 예술가들이 과감한 시도를 하는 실험의 장(場)으로, 그간 누적 관객 6만3천 명, 평균 객석점유율 93%를 기록했다.
올해 축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음악·무용·미디어아트 등 다양한 장르에서 개성 있는 예술세계를 구축해 온 박우재 아티스트가 맡았다.
박우재 디렉터는 이날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더 도발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올해 축제를 '선을 밟은 자들의 규칙 없는 초연결'로 규정하고, 가장 앞서서 자기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아티스트들을 모아봤다"고 설명했다.
올해 축제는 '디렉터스 픽', '여우락 컬래버', '여우락 초이스', '디렉터스 랩' 등을 콘셉트로 13개 공연을 선보인다.
디렉터스 픽은 박우재 디렉터가 기획한 공연 세 개로 구성된다.
개막작인 '두 개의 눈'은 그룹 무토(MUTO)와 입과손스튜디오가 합작한 융복합 프로젝트로 판소리 심청가에 키네틱 LED와 미디어아트를 접목했다.
심청의 시선이 아닌 아버지 심학규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춰 무대를 꾸민다.
거문고 연주자 세 명으로 구성된 쓰리고는 '고고고'에서 새로운 거문고 소리를 들려주고, 음악그룹 나무는 한국음악앙상블 바람곶의 공연 '물을 찾아서'를 오마주한 '물을 찾아서-리마스터드(Remastered)'를 통해 우리 음악의 과거·현재·미래를 보여준다.
여우락 컬래버는 장르와 영역을 넘어선 예술가들의 조합을 만날 수 있는 무대다.
밴드 신박서클과 재즈피아니스트 윤석철은 '불안한 신세계'에서 전염병·미세먼지·기후변화·방사능 등 오늘날의 불안을 음악으로 풀어내며 공감과 위로를 건넨다.
월드뮤직그룹 공명과 일렉트로닉 록밴드 이디오테잎은 '혁신'을 키워드로 서로 다른 장르가 만나는 역동적인 공연 '공TAPE-Antidote'를 선보인다.
또 강권순 명인과 송홍섭앙상블, 밴드 신노이는 '나와 일로(一路)'를, 황해도 대동굿 만신 이해경과 사진작가 강영호는 '접신과 흡혼'으로 강렬한 한국적 색채를 선사한다.
여우락 초이스는 독자적인 음악 세계를 선보이며 주목을 받는 예술가들의 무대다.
민요 록밴드 추다혜차지스는 무대미술로 구현한 당산나무 아래서 다채롭게 변주된 무가(巫歌) 등을 선보이는 '오늘밤 당산나무 아래서'로 관객을 만난다.
가야금 연주자 박순아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현장 중 한 곳인 구 국군광주병원에서 느낀 소리와 기억을 소환하는 '찬:찬란하길 바라며'를, 그룹 해파리는 공예·디지털페인팅·3D애니메이팅 아티스트와 협업해 사운드를 시각화한 '딥 씨 크리처'(Deep Sea Creatures)를 선보인다.
디렉터스 랩은 실험정신이 돋보이는 프로그램들로 구성된다.
공연별로 총 32명만 관람할 수 있다.
김용성(아쟁)과 박선주(가야금)는 누에고치에서 실을 뽑는 퍼포먼스와 인문학 강의가 어우러지는 공연인 '실마리'를 통해 삶과 음악의 실마리를 찾는 과정을 이야기한다.
타악기 연주자 고명진은 녹음한 타악기 소리와 라이브 연주로 새로운 음악을 탄생시키는 '나들'을, 국악듀오 달음은 직접 두부를 만들면서 가야금과 거문고 연주를 들려주는 '두부의 달음'을 선보인다.
국악 전공자를 대상으로 멘토링과 창작 실습의 기회를 제공하는 '여우락 아카데미'도 진행된다.
김철호 국립극장장은 "우리 음악이 동시대 관객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줘야 한다고 생각해 2010년 여우락을 시작했는데, 그간 많은 관객이 찾아와 국립극장의 대표 축제가 될 수 있었다"며 "작년에는 비대면으로 진행해 올해 관객의 기대가 한층 클 것 같다.
더 새롭고 재미있는 여우락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공연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객석 띄어 앉기'로 운영된다.
예매 및 공연 문의는 국립극장 홈페이지(ntok.go.kr) 또는 전화(☎ 02-2280-4114)로 하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