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 대회 연속 컷 탈락 부진 딛고 셀트리온 대회 첫날 선두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신인 정지유(25)가 어머니를 캐디로 동반하며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총상금 8억원) 첫날 선두권에 이름을 올렸다.

정지유는 11일 경기도 파주시 서서울 컨트리클럽(파72·6천536야드)에서 열린 대회 첫날 1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2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를 쳤다.

오후 3시 30분 현재 선두 이승연(23)에 2타 뒤진 단독 3위를 달리고 있는 정지유는 정규 투어 입문 이후 처음으로 상위권 성적을 바라보게 됐다.

하나금융그룹의 후원을 받는 정지유는 이번 시즌 개막을 앞두고 언론에 '신인왕 후보'로 여러 차례 소개된 선수다.

골프 실력과 함께 키 173㎝의 큰 키와 미모를 겸비한 정지유를 주목하는 기사들은 팬들에게 이번 시즌 기대감을 키우게 하기 충분했다.

그러나 정지유는 개막 후 6개 대회 연속 컷 탈락의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했고 지난주 롯데 오픈에서 처음 컷을 통과, 60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날 경기를 마친 뒤 "정규 투어에서 언더파를 오늘 처음 쳐봤다"고 할 정도로 시즌 개막 후 부진이 계속됐다.

정지유는 "제가 엄청나게 차분한 스타일인 줄 알았는데 정규 투어 와서 해보니 그게 아니더라"며 "감정 기복이 심해 결국 3개 대회 전부터 어머니(이명주 씨)가 캐디를 맡으셨다"고 소개했다.

18살 때 골프를 시작한 '늦깎이'인 그는 "어머니가 싱글 플레이어시고, 거리가 안 나가서 그렇지 쇼트 게임은 저보다 더 잘하신다"고 소개하며 "옆에서 보시더니 그런 감정 기복을 줄여야겠다고 캐디를 맡으셨다"고 말했다.

정지유는 "오늘도 제가 잘 치건, 못 치건 옆에서 '괜찮다'고 토닥여주셔서 편안했다"고 어머니와 함께하면서 경기력도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고 기뻐했다.

그는 처음 컷을 통과한 지난주 대회에서도 "욕심을 내는 순간 하늘에서 벌이라도 내리는 것처럼 더블보기가 이어지더라"고 웃으며 "욕심내지 않고 버디 기회가 오면 집중해서 타수를 줄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경기 도중 스코어카드를 보지 않았다는 정지유는 "사실 이 코스가 다른 선수들도 점수가 잘 나올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제 순위도 중간 정도일 줄 알았다"며 "올해 시드 유지를 목표로 후원사인 하나금융그룹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정규 투어 데뷔도 하기 전에 외모로 주목받은 것이 부담되지 않았느냐'는 물음에 정지유는 "주위의 기대만큼이나 저도 저 자신에게 기대가 컸던 것이 사실"이라며 "지금은 (주위 평가에) 귀를 닫았고, 골프를 못 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생각"이라고 답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