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나가 11일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 1라운드 10번홀에서 첫 티샷을 하고 있다. /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장하나가 11일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 1라운드 10번홀에서 첫 티샷을 하고 있다. /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가을 여왕’ 장하나(29)의 올여름이 심상치 않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2주 연속 우승을 챙길 기세다. 장하나는 11일 경기 파주 서서울CC(파72·6536야드)에서 열린 KLPGA투어 ‘2021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총상금 8억원·우승상금 1억4400만원) 1라운드에서 버디 7개를 몰아치는 동안 보기는 1개로 막아 6언더파를 적어냈다. 7언더파를 쳐 공동 선두로 나선 이승연(23), 양호정(28)에게 1타 뒤진 공동 3위다. 지난 6일 막을 내린 롯데오픈에서 시즌 첫 승을 신고한 장하나는 2주 연속 우승이자 통산 15승을 노린다.

여름 2연승 바라보는 ‘가을 여왕’

장하나는 지난해까지 올린 13승 가운데 8승을 9월 이후 열린 대회에서 거둬 ‘가을의 여왕’으로 통했다. 부정적 의미로는 ‘슬로 스타터’였다. 여름인 6~8월에 거둔 우승은 2승이 전부였다. 하지만 올해는 첫 2개 대회에서 연속 준우승을 차지하더니 지난주 롯데오픈에서 일찌감치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이번주에도 선두권에 합류하면서 2주 연속 우승 가능성을 높였다. 장하나는 2013년 10월 러시앤캐시 클래식과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을 잇따라 제패한 이후 2주 연속 우승이 없다.

약 8년 만의 2주 연속 우승 기회 앞에서 장하나는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특히 투어가 쉼 없이 9주 연속 달려온 만큼 선수들의 체력이 고갈된 상태다. 장하나도 마찬가지다. 올 시즌 부상으로 기권한 1개 대회를 제외하고 모두 출전한 그는 “밥을 못 먹을 정도로 입이 헐었다”며 “결국 체력에서 승부가 갈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행히 내일과 모레 날씨가 오늘처럼 크게 덥지는 않을 것 같다”며 “톱5를 목표로 해보겠다”고 말했다.

장하나는 한 조로 묶인 디펜딩 챔피언 조정민(2언더파·27), ‘대세’ 박민지(3언더파·23)를 상대로 판정승을 거뒀다. 쇼트게임 실수로 1타를 까먹은 13번홀(파3)을 제외하면 큰 실수 없이 라운드를 마쳤다. 페어웨이 안착률은 71%(10/14), 그린 적중률은 72%(13/18)였다.

10번홀(파4)에서 출발한 그는 11번홀(파5) 버디를 13번홀 보기와 맞바꾼 뒤 매섭게 타수를 줄여나갔다. 15번홀(파5)에서 두 번째 샷을 그린 주변에 보낸 뒤 버디를 잡았고 18번홀(파4)에선 약 6m 버디를 홀에 집어넣었다. 후반에도 버디 행진을 이어간 그는 2번홀(파5), 3번홀(파4), 6번홀(파5), 7번홀(파4)에서 연속 버디에 성공한 뒤 남은 홀을 파로 막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승연, 2년2개월 만의 우승 기회

장하나 앞을 1타 차로 막아선 이승연은 2019년 4월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 이후 2년2개월 만에 우승 기회를 잡았다. 2019년 당시 루키였던 그는 데뷔 첫해에 첫 승을 거둔 뒤 아직까지 2승을 신고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엔 상금 순위가 87위까지 밀릴 정도로 부진했다.

최근 스윙을 고쳤다는 그는 이날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낚아채는 무결점 플레이로 선두에 올랐다. 이승연은 “예선 통과를 목표로 참가했는데 생각보다 훨씬 잘 쳐서 정말 기쁘다”며 “백스윙이 문제였는데 현재 교정하고 있다. 점점 감각이 돌아와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시즌 4승에 도전하는 박민지는 버디 4개와 보기 1개를 묶어 3언더파를 기록했다.

파주=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