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이동민은 6일 경남 거제 드비치 골프클럽(파72·7천157야드)에서 열린 KPGA 코리안투어 제11회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에서 정상에 올랐다.
이동민은 결승전에서 이태훈(31·캐나다)과 접전을 벌이다가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 우승을 차지했다.
2009년 코리안투어에 데뷔한 이동민은 2014년 4월 동부화재 프로미오픈에서 첫 승을 거둔 지 7년 2개월을 기다린 끝에 통산 2승에 성공했다.
이 대회는 스트로크 플레이 방식으로 열리는 다른 대회와 달리 두 선수가 1 대 1로 맞붙는 매치플레이 방식으로 열린다.
64강·32강 토너먼트와 16강 조별리그를 거쳐 상위 1·2위에 오른 두 선수가 결승전을 벌여 우승을 정한다.
이동민은 12년 연속으로 코리안투어 시드를 유지할 정도로 꾸준한 활약을 했지만, 추가 승수를 올리지 못하는 동안 우승에 대한 기대는 점점 사라졌다.
그는 "이번 주 컨디션이 안 좋아서 큰 기대 없이 출전했다"고 말했다.
결승전 진출을 확정했을 때도 그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아 당황스럽다"고 말하기도 했다.
좋은 성적이 기대되는 선수들은 시드를 받아 이 대회에 초대받는다.
하지만 이동민은 지난 1일 열린 예선을 거쳐 본선 64강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예선전과 3일 64강전, 4일 32강전, 5일 조별리그 1·2경기, 6일 조별리그 3경기와 결승전까지 총 7라운드 강행군을 소화했다.
2일 연습라운드를 포함하면 8라운드를 돌았다.
이동민은 "솔직히 예선부터 오늘까지 8라운드를 쳤다.
어제 36홀을 치고 나니 하체가 힘들더라"라며 "오늘 경기에 임하면서는 체력이 떨어지니 집중력을 잃지 않는 것에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우승 생각보다는 하루하루 플레이에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으로 쳤다.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는 기대는 크게 없었다"고 밝혔다.
이동민은 "그동안 제 우승을 기다린 지인분들, 특히 아버지와 할머니가 정말 좋아하실 것 같아서 뿌듯하다"며 "오랜만에 승수를 추가해서 기분 좋은 하루인 것 같다"고 기뻐했다.
이번 우승으로 자신의 골프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한 것은 큰 성과다.
이동민은 "첫 우승 이후 욕심이 생겨서 스윙 교정을 이리저리 받다 보니 제 골프가 없어졌다"고 돌아봤다.
또 "최근 골프가 잘 안 풀려서 어려움이 많았다.
이번 주도 약간 그런 불안감을 갖고 임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아직도 나의 골프를 찾아 나가는 과정인데, 시간은 좀 더 필요할 것 같다"며 "막상 우승을 하니 그게 다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말했다.
이어 "오랜만에 우승을 해봤으니, 기세를 몰아서 최선을 다하겠다"며 되도록 빨리 통산 3승을 거두겠다는 의욕을 보였다.
그러면서 "시즌 초반에 우승을 빨리해서 기쁘다.
남은 시즌 우승을 추가하면 좋을 것 같고, 제네시스 대상까지 가면 더 좋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착한 남자' 별명을 가진 이동민은 이날 결승전에서도 이태훈에게 컨시드를 후하게 주는 장면이 여러 차례 포착됐다.
이동민은 "이태훈 선수가 그 정도는 충분히 놓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해 컨시드를 준 것"이라며 "별명은 마음에 드는데 제가 착하지 않다.
그래도 감사히 생각하고 있다"며 웃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