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중독'·'일중독'·'강자 동일시'는 시대의 질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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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민주주의자 강수돌 교수의 신간 '강자 동일시'
"우리는 한시바삐 자본, 상품, 권력의 지배에서 벗어나야 한다.
무한 이윤의 원리를 추구하면서 인간과 자연의 생명력을 무자비하게 파괴하기 때문이다.
"
생태민주주의자 강수돌 교수는 현대 한국사회의 모순을 냉엄하게 비판해왔다.
이 모순은 개인이나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삶과 역사의 근본 구조에서 연유한 문제다.
그는 "오늘날 자본주의 아래서 벌어지는 생존경쟁 게임의 불편한 진실은 소수만이 성공하게 구조화돼 있는 게임이라는 사실이다"고 잘라 말한다.
신간 '강자 동일시'는 25년간 고려대 세종캠퍼스(융합경영학부)에서 후학을 양성해온 강 교수가 올해 대학 생활을 마감하고 퇴직 기념으로 펴낸 책이다.
저자는 경영, 경제, 노동, 심리, 교육, 생태 등 다양한 분야를 융·복합적으로 연구해왔고, 최근엔 경영·사회 시스템의 건강성 회복에 관심을 두고 있다.
책은 과잉경쟁 속에서 '돈중독'과 '일중독'에 빠진 한국사회의 질병적 구조를 '강자 동일시'라는 개념어로 천착하며 대안을 모색한다.
우리 삶과 사회의 문제 핵심에 '돈중독', '일중독', '강자 동일시' 심리가 짙게 깔려 있음을 직시하자는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돈'을 많이 갖고 떵떵거리며 남이 부러워하는 '강자'가 되고 싶어 너나없이 앞만 보고 맹질주한다.
모든 것을 강자의 시선으로 보고 나와 강자를 쉽게 일치시키는 '강자 동일시' 심리에 사로잡힌다.
'돈중독'과 '일중독'이라는 삶의 양태를 띠는 '강자 동일시' 심리는 이런 중독을 그저 자연스러운 일상사로 받아들이게 한다.
이런 가운데 세속적 욕망과 이기적 욕심은 더욱 부풀려지고 심화하며 우리를 그 틀 안에 가둬놓는다.
한국 사회를 '사다리꼴 사회'로 규정한 강 교수는 "소수의 상류층이 '많은 돈과 여유로운 삶'을 독차지하고 대다수 사람들은 생존경쟁에 목을 매는 '사다리꼴 사회'를 운명처럼 받아들이고 방치해서는 안된다"고 역설한다.
또한 우리 사회는 '무한경쟁 사회'로서, 고생 끝에 낙이 오지 않고 또 다른 고생만 있을 뿐이며 그 맨 끝엔 죽음이 기다리고 있다고 경고한다.
이어 위선과 정직이 뒤바뀐 우리 사회의 '공정'은 자본의 논리에서 나온 교활한 성과주의라고 질타한다.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외면하는 공정은 그 구조적 모순 위에 올라탄 '가짜 공정'이라는 거다.
"우리는 돈중독에 빠져 있다.
돈중독은 오늘날 우리 대부분이 걸려 있는 가장 확실한 집단 질병이다.
또한 우리는 일중독에 빠져 있다.
마약중독은 감옥으로 보내지만 일중독은 온 사회가 칭찬한다.
모든 것이 돈중독이니 자연이나 사람이나 땅이나 집이나 다 '돈벌이의 수단'일 뿐이며, 마약·알코올·게임 중독 같은 건 주위에서 적극적으로 말려도 일중독은 '근면·성실'로 미화해 온 사회가 받아들이고 칭찬해준다.
"
저자는 "우리에게 자신은 승자가 아니면서도 승자 편에 서서 마치 승자가 된 것처럼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런 '강자 동일시' 심리는 약자가 노력 끝에 승자 집단에 들기만 하면 '악랄한 강자'가 돼 약자를 아주 무시하고 억압한다고 안타까워한다.
하지만 '강자 동일시' 심리의 이면엔 배제와 탈락, 죽음의 두려움이 깔려 있단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함정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이기적인 듯 보이는 우리의 마음 깊은 곳에 있는 '이타성'을 살려내서 강자든 약자든 '선한 마음'으로 서로 마음의 문을 열고 소통하고 배려하고 연대해야 한다고 강 교수는 역설한다.
그럴 때 진정한 '희망'은 얼마든지 만들어진다.
또한 '1등'을 위한 'First One'의 경쟁가치 사회가 아니라 '저마다'를 존중하는 'Only One'의 존재가치 사회로 바꾸자고 제안한다.
'나부터' 받아들이고 실천하는 '충분함의 미학'과 '저항의 미학'을 일상화하고, 인간 주체와 자연 객체가 분리된 '환경'이 아니라 인간과 자연이 일체화한 '생태'의 삶을 회복할 때 우리 모두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걸 깨닫게 되면서 영성을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요컨대 교환가치보다는 존재가치를, 상품가치보다는 생명가치를 지향하자고 저자는 강력히 외친다.
경쟁이 아닌 협동이, 독점이 아닌 나눔이 우리 인간의 본래적 삶에 맞기 때문이다,
한편, 현장 농부로서 마을 이장을 지내기도 한 강 교수는 지난 3월 그동안 재직해온 고려대에 발전기금 2억원을 기부했다.
사무사책방. 320쪽. 1만6천500원. /연합뉴스
"우리는 한시바삐 자본, 상품, 권력의 지배에서 벗어나야 한다.
무한 이윤의 원리를 추구하면서 인간과 자연의 생명력을 무자비하게 파괴하기 때문이다.
"
생태민주주의자 강수돌 교수는 현대 한국사회의 모순을 냉엄하게 비판해왔다.
이 모순은 개인이나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삶과 역사의 근본 구조에서 연유한 문제다.
그는 "오늘날 자본주의 아래서 벌어지는 생존경쟁 게임의 불편한 진실은 소수만이 성공하게 구조화돼 있는 게임이라는 사실이다"고 잘라 말한다.
신간 '강자 동일시'는 25년간 고려대 세종캠퍼스(융합경영학부)에서 후학을 양성해온 강 교수가 올해 대학 생활을 마감하고 퇴직 기념으로 펴낸 책이다.
저자는 경영, 경제, 노동, 심리, 교육, 생태 등 다양한 분야를 융·복합적으로 연구해왔고, 최근엔 경영·사회 시스템의 건강성 회복에 관심을 두고 있다.
책은 과잉경쟁 속에서 '돈중독'과 '일중독'에 빠진 한국사회의 질병적 구조를 '강자 동일시'라는 개념어로 천착하며 대안을 모색한다.
우리 삶과 사회의 문제 핵심에 '돈중독', '일중독', '강자 동일시' 심리가 짙게 깔려 있음을 직시하자는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돈'을 많이 갖고 떵떵거리며 남이 부러워하는 '강자'가 되고 싶어 너나없이 앞만 보고 맹질주한다.
모든 것을 강자의 시선으로 보고 나와 강자를 쉽게 일치시키는 '강자 동일시' 심리에 사로잡힌다.
'돈중독'과 '일중독'이라는 삶의 양태를 띠는 '강자 동일시' 심리는 이런 중독을 그저 자연스러운 일상사로 받아들이게 한다.
이런 가운데 세속적 욕망과 이기적 욕심은 더욱 부풀려지고 심화하며 우리를 그 틀 안에 가둬놓는다.
한국 사회를 '사다리꼴 사회'로 규정한 강 교수는 "소수의 상류층이 '많은 돈과 여유로운 삶'을 독차지하고 대다수 사람들은 생존경쟁에 목을 매는 '사다리꼴 사회'를 운명처럼 받아들이고 방치해서는 안된다"고 역설한다.
또한 우리 사회는 '무한경쟁 사회'로서, 고생 끝에 낙이 오지 않고 또 다른 고생만 있을 뿐이며 그 맨 끝엔 죽음이 기다리고 있다고 경고한다.
이어 위선과 정직이 뒤바뀐 우리 사회의 '공정'은 자본의 논리에서 나온 교활한 성과주의라고 질타한다.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외면하는 공정은 그 구조적 모순 위에 올라탄 '가짜 공정'이라는 거다.
"우리는 돈중독에 빠져 있다.
돈중독은 오늘날 우리 대부분이 걸려 있는 가장 확실한 집단 질병이다.
또한 우리는 일중독에 빠져 있다.
마약중독은 감옥으로 보내지만 일중독은 온 사회가 칭찬한다.
모든 것이 돈중독이니 자연이나 사람이나 땅이나 집이나 다 '돈벌이의 수단'일 뿐이며, 마약·알코올·게임 중독 같은 건 주위에서 적극적으로 말려도 일중독은 '근면·성실'로 미화해 온 사회가 받아들이고 칭찬해준다.
"
저자는 "우리에게 자신은 승자가 아니면서도 승자 편에 서서 마치 승자가 된 것처럼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런 '강자 동일시' 심리는 약자가 노력 끝에 승자 집단에 들기만 하면 '악랄한 강자'가 돼 약자를 아주 무시하고 억압한다고 안타까워한다.
하지만 '강자 동일시' 심리의 이면엔 배제와 탈락, 죽음의 두려움이 깔려 있단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함정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이기적인 듯 보이는 우리의 마음 깊은 곳에 있는 '이타성'을 살려내서 강자든 약자든 '선한 마음'으로 서로 마음의 문을 열고 소통하고 배려하고 연대해야 한다고 강 교수는 역설한다.
그럴 때 진정한 '희망'은 얼마든지 만들어진다.
또한 '1등'을 위한 'First One'의 경쟁가치 사회가 아니라 '저마다'를 존중하는 'Only One'의 존재가치 사회로 바꾸자고 제안한다.
'나부터' 받아들이고 실천하는 '충분함의 미학'과 '저항의 미학'을 일상화하고, 인간 주체와 자연 객체가 분리된 '환경'이 아니라 인간과 자연이 일체화한 '생태'의 삶을 회복할 때 우리 모두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걸 깨닫게 되면서 영성을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요컨대 교환가치보다는 존재가치를, 상품가치보다는 생명가치를 지향하자고 저자는 강력히 외친다.
경쟁이 아닌 협동이, 독점이 아닌 나눔이 우리 인간의 본래적 삶에 맞기 때문이다,
한편, 현장 농부로서 마을 이장을 지내기도 한 강 교수는 지난 3월 그동안 재직해온 고려대에 발전기금 2억원을 기부했다.
사무사책방. 320쪽. 1만6천500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