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는 예능에서 쌓은 게 없고 제로베이스이기 때문에 잃을 게 없거든요.
(웃음) 쌓아가는 일만 남았기에 거침없이 도전할 수 있죠."
방송경력 32년의 이금희(55) 아나운서이지만 최근 그를 수식하는 문구는 '예능 신생아'다.
KBS 16기 아나운서 출신으로 '아침마당'을 무려 18년간 진행했던 그는 프로그램에서 하차한 후 가장 트렌디한 플랫폼 카카오TV의 웹 예능을 선택했다.
함께한 인물들도 박명수, 이말년으로 전혀 예상치 못한 조합이다.
세 사람은 '거침마당'이라는 토론 예능에서 시민 논객들과 토론을 빙자한 수다를 신나게 떨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최근 화상 인터뷰로 만난 이 아나운서는 "세 사람이 어떻게 만났냐고 물어보시는데 정말 우연이다.
이런 프로그램이 생긴다는 걸 듣고는 바로 '언제 시작하냐'고 물었다.
발탁된 사람으로서 고맙게 생각하고, 이건 '대박'이라고 생각했다"며 "8시간 촬영해도 지치지 않고 시청자의 마음으로 재밌게 참여하고 있다"고 했다.
"'거침마당'도 제가 했던 일의 연장선에 있기는 해요.
하지만 '아침마당'은 중심을 잡는 역할이어서 힘들지 않았는데 최근 '라디오스타' 같은 예능을 나가보니 녹화 5시간 중 4시간 동안 제가 시청자처럼 있더라고요.
나중에는 '밥값은 해야지'라는 생각으로 적극적으로 했어요.
'거침마당'을 하면서도 '내공 강한' 박명수 씨와 '천재' 이말년 씨 사이에서 열심히 배우고 있어요.
(웃음)"

정말 재밌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침마당' 이미지로 내가 스튜디오에서만 일했다고 생각하겠지만 나도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
'6시 내고향' 때문에 강화도부터 제주도까지 안 가본 곳이 없고, 다양한 분장도 해봤다"고 예능 입성에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이 아나운서의 새로운 도전에 대해 이상벽 등 다른 동료 MC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이 아나운서는 "이상벽, 윤인구 씨 등과 연락을 안 한 지도 꽤 됐다.
같이 일할 때는 친하지만 헤어지면 나쁘게 헤어진 게 아니라도 연락을 잘 안 하게 된다.
반성한다"며 "그래도 '인간극장' 제작진이 연락이 와서 '거침마당 대 성공인 것 같다'고 재밌어해 줘서 고마웠다"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 댓글들도 다 챙겨보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늘 꾀꼬리 같은 목소리로 청산유수 진행을 선보이는 이 아나운서는 목소리 관리 비법을 묻자 "정말 관리를 안 한다.
다만 목에 무리가 가는 것은 안 하는 편"이라며 "노래방을 가도 방탄소년단의 '라이프 고스 온' 같은 걸 불렀다"고 웃었다.

새로운 콘텐츠, 새로운 채널에 대한 반응이 정말 빠르다고 느낀다.
세상이 정말 달라지고 있다"고 눈을 반짝였다.
이 아나운서는 30여 년 방송활동에도 슬럼프는 단 한 번도 없었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저는 방송이 정말 좋아요.
그래서 슬럼프도 없었어요.
또 체력이 있어야 정신력도 생기기 때문에 체력을 잘 길렀죠.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아나운서를 꿈꿨으니 좋아하는 일을 찾았고, 체력도 뒷받침돼 오래 활동할 수 있었어요.
이 직업을 한 번도 후회해본 적이 없고 여전히 이 일이 제일 좋습니다.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