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희대의 본헤드 플레이 한 크레이그 "다신 그런 일 없을 것"
타자주자 '역주행'에 홀린 1루수 "정신을 잃은 것 같다" 자책
'희대의 본헤드 플레이'로 화제를 모은 피츠버그 파이리츠 1루수 윌 크레이그(27)가 침울한 표정으로 화상 인터뷰를 했다.

크레이그는 29일(한국시간) MLB닷컴 등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순간적으로 정신을 잃은 것 같다.

포수에게 공을 던지는 순간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하는 거야'라고 자책했다"고 털어놨다.

크레이그는 28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PNC파크에서 열린 2021 미국프로야구 시카고 컵스와의 홈경기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했다.

3회초 2사 2루에서 컵스 타자 하비에르 바에스가 3루 쪽에 땅볼을 보냈다.

피츠버그 3루수 에릭 곤살레스의 송구가 1루수 윌 크레이그의 왼쪽으로 조금 치우쳤다.

하지만 바에스가 1루에 도달하지 못한 터라, 크레이그가 1루만 밟으면 이닝이 끝날 수 있었다.

그러나 크레이그는 '굳이' 바에스를 태그하고자 했다.

바에스는 1루수 크레이그를 바라보며 홈플레이트 쪽으로 뒷걸음질 쳤다.

크레이그는 1루를 밟지 않고 바에스를 향해 다가갔다.

크레이그는 "(그 상황에서 1루를 밟아야 하는 건) 아주 기초적인 상식이다.

그런데 바에스가 뒷걸음질하는 걸 보면서, 순간적으로 정신을 잃은 것 같다"고 했다.

홈 플레이트 근처에서 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바에스가 1루수 크레이그를 홈플레이트 근처로 천천히 유인하는 동안, 2루 주자 윌슨 콘트레라스가 3루를 돌아 홈까지 내달렸다.

당황한 크레이그는 바로 앞에 있는 포수 마이클 페레스에게 송구했고, 콘트레라스는 페레스의 태그를 피해 홈플레이트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크레이그는 "페레스가 나를 보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포수에게 송구하면서 '아,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한 거지'라고 생각했다"라며 "그리고 모두가 알고 있는 그런 일이 벌어졌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타자주자 '역주행'에 홀린 1루수 "정신을 잃은 것 같다" 자책
포수 페레스도 실수를 범했다.

2사 후에는 주자가 홈을 밟아도, 타자주자가 1루에 도달하기 전에 아웃시키면 득점이 인정되지 않는다.

페레스가 홈으로 향하는 주자 콘트레라스가 아닌, 홈플레이트 앞까지 '역주행'한 바에스를 태그하면 이닝을 끝낼 수 있었다.

하지만 페레스는 콘트레라스를 태그하고자 몸을 숙였고, 바에스가 다시 1루로 뛸 수 있는 시간을 줬다.

뒤늦게 정신을 차린 포수 페레스가 1루에 송구했지만, 피츠버그 야수 중 1루를 커버한 선수는 없었다.

페레스의 1루 악송구로 바에스는 1루를 돌아 2루까지 도달했다.

이날 피츠버그는 컵스에 3-5로 패했다.

크레이그는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