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새로움에 대한 갈증 느껴…남기고 싶은 유품은 작품 리스트"
'무브 투 헤븐' 이제훈 "쉴 새 없이 눈물 날 정도로 와닿았다"
"두 작품이 비슷한 시기에 나왔지만 많은 사랑과 관심을 주셔서 몸 둘 바를 모르고 있습니다.

(웃음)"
SBS TV 금토드라마 '모범택시'에 이어 넷플릭스 '무브 투 헤븐: 나는 유품정리사입니다'(이하 '무브 투 헤븐')까지 공개되는 작품마다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배우 이제훈(37)이 24일 화상 인터뷰를 통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

'모범택시'에서 김도기 역을 맡아 억울한 피해자들에게 통쾌한 대리 복수를 선사하는 그가 '무브 투 헤븐'에서는 불법 격투기 선수이자 형에게 버림받은 상처를 지닌 채 살아가는 조상구로 분해 외롭게 떠난 이들의 유품을 정리하며 따뜻한 위로를 전했다.

"개인적으로는 각자의 사연들이 누구에게나 다 통할 수 있고 공감될 수 있다는 지점에서 상구의 이야기 전달 방식이 더 좋지 않나 생각이 들어요.

'모범택시'는 또 울분을 해소하고 싶은 마음을 대리만족시켜드릴 수 있다는 생각도 들지만, 현실에서는 일어나선 안 될 일이겠죠. (웃음)"
연달아 사회적 약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을 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캐릭터를 연구할 때 제 삶의 깊이는 한정돼있기에 주변 사람들, 사회와 세상에 관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점점 세상을 보는 시각이 넓어지고 나름의 생각이 생기다 보니 작품을 보는 관점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무브 투 헤븐' 이제훈 "쉴 새 없이 눈물 날 정도로 와닿았다"
두 작품에서 모두 기존의 부드러운 이미지에서 벗어난 거친 모습을 보여주며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 이제훈은 "항상 새로움에 대한 갈증을 느끼고 있었기에 더 과감하게 변화할 수 있는 작품을 만나길 바랐다"며 "지인 혹은 팬분들께서 신선하게 느껴주시는 것 같아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역할을 통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1순위는 작품이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느냐인 것 같다"며 "충분히 보여줄 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이라면 기존 역할을 답습할지언정 분량과 역할을 떠나 참여할 수 있다"고 생각을 밝혔다.

그가 '무브 투 헤븐'을 택한 것도 이러한 그의 신념과 맥락을 같이한다.

"처음 작품을 읽었을 때 이야기 속 사연들이 제가 실제로 경험한 부분이 아니었는데도 쉴 새 없이 눈물이 날 정도로 너무 와닿았어요.

반나절이 지나고 다시 훑어봤는데도 같은 감정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제작진분들을 만났는데 공감대가 너무나도 크게 형성되면서 고민 없이 바로 결정할 수 있었죠. 더 많은 이야기가 충분히 있을 테니 시즌 2도 만들어졌으면 좋겠고 개인적으로 상구는 좀 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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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브 투 헤븐' 이제훈 "쉴 새 없이 눈물 날 정도로 와닿았다"
이제훈이 연기한 상구는 급작스럽게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는 조카 한그루(탕준상 분)의 후견인이 된 뒤 함께 유품 정리 일을 해나가며 세상을 보는 시각 또한 변한다.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 탕준상에 대해서는 "19살 차이가 나서 세대 차이가 날까 걱정했는데 준상이가 편하게 대해준 탓에 나이를 망각한 채 형·동생처럼 계속 지냈던 것 같다"며 "너무나도 연기를 잘하고 좋은 후배를 얻은 것 같아 기쁘다"고 칭찬했다.

또 상구 역을 연기하면서는 "어떻게 태어났고 또 어떻게 죽을 것인지, 만약 죽는다면 남겨진 사람들에게 어떤 존재로 기억되고 남겨질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고 말했다.

"저는 세상을 떠나게 된다면 사람들에게 축복을 받고 싶어요.

그러려면 좋은 사람이 돼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남기고 싶은 유품이 있다면 제가 참여한 작품들이에요.

예를 들면 넷플릭스에 들어가면 고인 이제훈의 작품 목록이 딱 뜨는 거죠. (웃음) 그게 저에게는 가장 값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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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브 투 헤븐' 이제훈 "쉴 새 없이 눈물 날 정도로 와닿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