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선재센터 기획전 '작아져서 점이 되었다 사라지는'·'호스트 모디드'
같은 현실과 풍경도 받아들이는 이에 따라 다르게 인식된다.

각자의 경험과 감정에 따라 지각하는 세계가 달라지고, 시대와 세대에 따라서도 차이가 생긴다.

공간과 현실을 다양한 시선으로 인지하고 이를 서로 다른 매체와 재료로 재해석한 작품들을 소개하는 두 전시가 종로구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에서 20일 나란히 개막했다.

2층 전시장에서 열리는 기획전 '작아져서 점이 되었다 사라지는'은 평면과 입체가 교차하면서 여러 감각이 공존하고 교차하는 풍경을 보여준다.

노은주의 '플랫 랜드스케이프'는 바닥과 벽, 기둥이 있는 공간에 추상적인 형태의 덩어리와 선이 흩어져 있는 풍경을 그린 작품이다.

작업이 놓인 전시장을 연상시키는 공간과 그림 밖의 실제 공간이 연결되는 듯한 경험을 제공한다.

권현빈은 부피가 얇아져 판 형태에 가까워진 조각들을 바닥에 눕히거나 세워 놓았다.

'레스팅'은 하나의 덩어리였으나 깨지고 부서진 조각들을 겹쳐 쌓아 지나온 시간을 나타낸다.

이희준은 일상 풍경에서 비례와 균형, 색채를 포착해 회화 소재를 찾는다.

과거 방문했던 바르셀로나 파빌리온이나 자주 가던 수영장의 건축적 풍경을 그림의 배경으로 삼고 추상적 이미지를 물감으로 올린다.

황수연은 종이를 주요 소재로 활용해 조각을 만들었다.

납작한 종이가 부피와 형태를 가진 조각이 되는 과정을 통해 물질의 감각을 변화시킨다.

3층에서는 기획전 '호스트 모디드'가 개최된다.

전시는 공간을 인지하는 감각이 언어의 변화나 경험의 차이로 시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영상과 가상 세계에 익숙해진 세대가 대상을 인지하는 다른 감각을 갖게 됐음에 초점을 맞춘 영상과 설치 작업을 선보인다.

덴마크 작가 시셀 마이네세 한센의 영상은 영화 '매트릭스'의 주연 배우 키아누 리브스의 얼굴을 한 존재를 등장시켜 미래 사회에 개인 정보가 악용되는 상황을 비판한다.

미국 작가 레이첼 로즈의 영상 '1분 전'은 평온하던 해변에 갑자기 우박이 퍼붓는 장면, 미국 모더니즘 건축가 필립 존슨이 설계한 사방이 유리로 둘러싸인 건물 풍경 등을 통해 갑작스러운 변화와 단절의 감각을 일깨운다.

김지선은 직접 개발한 게임을 바탕으로 한 영상 '슬픔의 집'을 통해 관람객을 화면 안으로 끌어들인다.

두 전시 모두 7월 11일까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