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발견 'NSMF' 단백질…발현 억제하면 암세포 성장 못 하고 죽어
DNA 복제 스트레스 해소해 암세포 증식 돕는 단백질 발견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연구진이 암세포 분열 시 DNA 복제 스트레스 해소를 돕는 새로운 단백질을 발견했다.

UNIST는 채영찬·김홍태·최장현 교수 연구팀이 세포 분열 중에 발생하는 DNA 복제 스트레스 해소를 돕는 'NSMF'(엔에스엠에프) 단백질을 밝혀냈다고 20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DNA 복제 스트레스는 복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류로 인해 DNA 복제가 멈추는 현상이다.

세포가 분열할 때 DNA가 함께 복제되는데, 이 과정에서 DNA를 이루는 약 30억 쌍의 염기 물질에는 다양한 원인에 의해 오류가 생기게 된다.

이 오류가 제때 교정되지 못하면 복제 스트레스가 쌓여 세포 생존을 위협받기 때문에, 세포는 다양한 단백질을 동원해 오류를 교정한다.

연구팀은 NSMF 단백질이 DNA 복제 오류가 생긴 지점을 빠르게 인식한 뒤, PRP19와 ATR 등 복제 오류 수정 단백질을 오류 지점으로 유도해 복제 오류를 수정하고 멈춘 DNA 복제가 재개되도록 돕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특히 NSMF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를 잘라내 발현을 억제하면 암세포가 성장하지 못하고 죽는 현상이 나타났다.

정상 세포 대비 여러 종류의 암세포에서 NSMF 발현량이 많았는데, 이는 NSMF 단백질이 암세포의 복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암 성장 단백질'로 기능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DNA 복제 스트레스 해소해 암세포 증식 돕는 단백질 발견
정상 세포보다 더 빠르게 분열해 복제 스트레스를 더 받는 암세포가 생존할 수 있는 비결이 NSMF 단백질과 연관됐다는 것이다.

연구팀 관계자는 "이번 연구로 기존에 뇌 발달에 관여한다고만 알려졌던 NSMF 단백질이 세포 복제 스트레스 해소를 돕는다는 새로운 사실이 밝혀졌다"며 "복제 스트레스 대응을 교란해 암세포를 죽이는 방식의 제4세대 표적 항암제 개발도 탄력을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NSMF 유전자가 결손된 쥐 실험에서도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해 세포가 아닌 개체 수준에서 최초로 입증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핵산 연구'(Nucleic Acids Research)에 8일 자로 온라인 게재됐다.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기초과학연구원(IBS) 국가마우스표현형사업단, 대학중점연구소 등의 지원을 받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