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뮤지컬 ‘태양의 노래’(사진)가 코로나19 확산에도 80여 개국에서 상영되면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초연작을 공연장에서의 공연은 물론 온라인 플랫폼, 영화관을 통해 전 세계에 중계하는 파격적인 도전이다. 사랑과 꿈 등 보편적 소재와 서정적이고 친근한 음악을 전면에 내세워 국내외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공연제작사 신스웨이브가 만든 이 작품은 지난 1일부터 서울 신사동 광림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이다. 현장의 무대 공연을 글로벌 공연 플랫폼 ‘메타시어터’를 통해 80여 개국에 실시간 중계한다. 인도네시아, 홍콩, 대만, 싱가포르 등 아시아 5개국 82개 관에서도 중계하고 있다.

1993년 홍콩 영화가 원작인 이 작품은 일본에서 영화, 드라마로 만들어졌다. 창작 뮤지컬은 원작의 특색을 최대한 살렸다. 이야기는 한밤의 달빛 아래에서 노래하는 소녀 해나(이아진 분)와 한낮의 태양 아래 서핑을 즐기는 소년 하람(온유 분)의 만남으로 시작된다. 해나는 희귀병으로 태양을 피해야 하는 사실을 숨기고 하람과 데이트를 즐기지만, 곧 몸에 이상이 생기며 위기가 찾아온다. 하지만 이들은 서로를 생각하는 애틋한 마음으로 영원히 기억할 추억을 만들어간다.

작품은 두 인물을 중심으로 풋풋한 첫사랑, 노래에 대한 열정 등 보편적 소재를 적극 활용한다. 가족애와 우정도 부각시켜 감성을 자극한다. 배우들도 첫사랑의 설레는 마음부터 가슴 아픈 순간의 애절함까지 다채로운 감정을 매끄럽게 연기했다. 2층 구조의 무대 세트에서 펼쳐지는 인물들의 역동적인 움직임과 동선도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해나의 노래가 이야기 전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작품의 넘버(삽입곡)도 다양하다. 해나가 오롯이 혼자 무대에 서서 노래하는 ‘굿바이 데이즈(Goodbye days)’는 일본 영화의 OST를 바탕으로 가사와 선율을 더욱 아름답게 재탄생시켰다. 이 곡을 포함해 싱그럽고 서정적인 느낌의 넘버들이 극을 꽉 채운다. 공연은 7월 25일까지.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