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일상의 이야기로 시청자를 미소 짓게 하는 프로그램은 생명력이 길다. 시청률 대박은 없어도 공감을 자아내는 감동이 있어서다. KBS ‘아침마당’과 ‘6시 내고향’이 대표적이다. 두 프로그램은 1991년 5월 20일 나란히 첫 방송을 시작해 오랫동안 시청자의 사랑을 받으며 올해로 방송 30주년을 맞았다.

두 프로그램의 제작진과 출연진을 최근 30주년 기념 온라인 간담회를 통해 만났다. 아침마당을 진행하는 김재원 아나운서는 “많은 분이 출연했지만 가장 소중한 출연자는 시청자”라며 “평범한 시청자가 출연하고 봐 주시면서 푸른 나무처럼 방송을 지켜주셨다”고 고마워했다.

이들은 프로그램이 사랑받는 이유로 포맷과 섭외력, 사람의 힘을 꼽았다. 아침마당의 김민희 PD는 트렌드를 읽을 줄 아는 포맷의 변화를 강조했다. 김 PD는 “30년간 시청자 요구를 파악하고 어떤 걸 원하는지 읽으며 꾸준히 변화해왔다”며 “금요일에 방송되는 ‘생생토크’는 연예인들 집단 토크의 시초이며, 예전에 있었던 ‘부부탐구’도 부부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하는 새로운 시도였다”고 설명했다.

아침마당의 최은경 작가는 섭외력을 강조했다. 최 작가는 “1주일에 50여 명의 일반인, 화제의 인물, 스타가 나온다”며 “트로트 스타 임영웅 씨도 아침마당 출신이고, 비·박진영·유재석 씨 등도 출연했다”고 말했다. 걸그룹 트와이스, 배우 구혜선 등의 출연으로 실시간 검색어 1위까지 올랐던 6시 내고향의 한석구 PD도 “방탄소년단·유재석·송중기 씨에게도 열려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웃었다.

이들은 무엇보다 두 프로그램의 큰 원동력이 된 ‘사람 이야기’를 강조했다. 6시 내고향의 남수진 작가는 “나와 비슷한 사람들, 우리 부모와 같은 분들, 친구들이 주인공이 된다”며 “나를 닮은 사람이 나와 이야기를 들려주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많은 분이 사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17일부터 닷새간 두 프로그램의 특집 방송도 진행된다. 아침마당은 ‘희망은 당신입니다’를 주제로, 6시 내고향은 ‘고맙습니다. 응원합니다’를 주제로 방영된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