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평균자책점 1위 원태인, 타율 1위 강백호 상대로 3타수 무안타 꽁꽁
kt전 7이닝 무실점 역투…평균자책점 1.00
올해 프로야구 KBO리그가 배출한 최고 히트 상품, 원태인(21·삼성 라이온즈)이 '춤추는 체인지업'으로 kt wiz 강타선을 꽁꽁 묶었다.

KBO리그 팀 타율 1위를 자랑하는 kt 타선도 원태인의 '송곳 제구' 앞에선 힘을 내지 못했다.

원태인은 13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kt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106구를 던지며 5피안타 4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원태인은 이날 경기 전까지 5승 1패 평균자책점 1.18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 다승, 피출루율(0.252)에서 리그 1위를 마크했다.

직구 구속은 그리 빠르지 않지만, 좌타자 기준 바깥쪽 밑으로 날카롭게 떨어지는 주 무기 체인지업을 앞세워 리그 최고 우완 투수로 거듭나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도 원태인의 체인지업은 빛났다.

그는 중요한 상황마다 체인지업으로 상대 타자들의 헛스윙을 유도했다.

1회 강백호, 2회 2사 2, 3루 위기에서 상대한 이홍구, 4회 조일로 알몬테를 모두 체인지업을 활용해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타율(0.403), 출루율(0.465) 리그 1위를 달리던 kt 간판타자 강백호도 원태인의 체인지업을 당해내지 못했다.

원태인은 3회 강백호와 두 번째 승부에서 체인지업으로 중견수 뜬 공을 유도했다.

1-0으로 앞선 5회 2사 1, 2루에서 강백호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줘 위기에 놓였지만, 상대 팀 4번 타자 배정대를 2루 땅볼로 처리했다.

이날 경기의 백미는 7회였다.

원태인은 2사 이후 조용호에게 2루수 내야 안타, 김민혁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했다.

이미 투구 수는 한계에 다다른 103구. 다음 타자는 강백호였다.

삼성의 베테랑 포수 강민호는 마운드 위로 올라갔다.

강백호를 4구로 내보낼 것인지, 아니면 역전 위험을 감수하고 정면 대결할 것인지 묻기 위해서였다.

원태인은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마운드 위에서 강백호를 바라보고 씩 웃었다.

자신 있다는 의미 같았다.

초구는 역시 체인지업이었다.

시속 122㎞의 체인지업에 강백호의 배트는 여지없이 헛돌았다.

2구로 145㎞ 직구를 보여준 원태인은 3구째, 다시 체인지업을 던졌다.

강백호가 반응했다.

배트 끝에 걸린 공은 좌익수 쪽으로 높이 떴다.

원태인은 주먹을 불끈 쥐며 크게 포효했다.

마치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한 듯했다.

반면 강백호는 분을 이기지 못한 듯 소리를 지르고 배트를 바닥으로 내던졌다.

강한 수사자로 성장한 원태인이 흰 호랑이, 강백호를 완벽하게 사냥하는 순간이었다.

원태인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1.00으로 떨어졌다.

강백호의 타율도 0.403에서 0.394로 떨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