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녕·정선·밀양 등 한낮 30도 육박…반소매 옷·더위에 지쳐 '그늘 쉼터로'
인공폭포 물줄기 시원…일부는 느슨한 마스크 착용도
"사장님, 에어컨 좀 세게 틀어줘요.

"
아직 '덥다'고 하기엔 조금 이른 5월 한복판에 전국 곳곳에 때아닌 무더위가 찾아왔다.

낮 기온이 최고 30도까지 올라 한여름 날씨를 방불케 한 13일 대구 도심 번화가인 동성로에는 반소매 옷과 선글라스 차림의 시민이 많이 눈에 띄었다.

신천 둔치와 수성못 주변에서는 짧은 옷차림에 모자를 쓴 이들이 더위를 식혔다.

길거리를 바쁘게 오가는 이들도 내리쬐는 햇빛에 덥고 갑갑한지 땀범벅이 된 마스크를 내리기도 하고 손으로 연신 부채질을 했다.

더위에 지치면 그늘 벤치를 쉼터로 삼았다.

대전에서는 점심을 먹기 위해 식당을 찾은 직장인들의 냉방기 가동 '호소'가 이어졌다.

법원 인근 한 김치찌갯집 업주는 "주말에 천장에 달린 에어컨을 청소해 둔 게 다행"이라고 말했다.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에서는 한 시민이 바닷물에 살짝 몸을 적시며 더위를 달랬다.

충북 청주 중앙공원에서도 마스크를 살짝 내린 노인들이 담소를 나누거나 윷놀이를 하며 뜨거운 오후 한때를 보냈다.

한 어르신(69)은 "날이 더워서인지 평소보다 공원에 나온 시민들이 좀 적은 것 같다"고 귀띔했다.

청주 흥덕구 운천근린공원 인근에서 한 행인은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시원하게 쏟아지는 인공폭포 물줄기를 감상하기도 했다.

이날 낮 최고 기온은 경남 창녕 30도, 경남 밀양시와 강원 정선군 29.8도, 경남 함양군 29.2도, 서울 28.9도, 대전 28.8도, 광주 28.4도 등을 기록했다.

챙이 달린 모자에 선글라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얇은 바람막이를 걸쳐 피부 노출을 모두 차단한 50대 여성 2명은 창원 용지문화공원 흔들의자에 앉아 한낮의 무더위를 피했다.

공원 근처를 걷던 한 30대 직장인은 "오늘 처음으로 반소매 티셔츠를 입고 출근했는데, 긴소매 셔츠를 입었다면 고생했을 뻔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바깥 기온이 오르자 시민들은 쇼핑과 식사 등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백화점이나 쇼핑몰 등으로 몰렸다.

대전과 대구 지역 백화점에는 방문객이 거리두기와 손 세척에 신경 쓰는 모습이었지만, 점심 식당가에서도 마스크를 코 아래로 내려쓰는 등 방역 지침에 맞지 않는 광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윤우용, 한무선, 한지은, 이재림, 손형주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