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가루로 만든 풍경화…이창원 성곡미술관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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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행한 두 세계' 7일 개막
전시장에 들어서니 카페처럼 진한 커피 향이 가득하다.
향기의 비밀은 작품에 있다.
길고 가는 흰색 나무 패널을 블라인드처럼 촘촘하게 붙인 가로 8m, 세로 4m짜리 설치 작품이다.
각 패널 위에는 커피 가루가 각각 다른 간격으로 올려졌다.
작품에 조명을 비추면 커피 가루가 있는 곳과 없는 곳의 음영이 하나의 풍경화를 이룬다.
가까이 서서 보면 그저 패널 위 커피 가루가 보일 뿐이지만, 멀리서 바라보면 덕수궁 석조전 풍경이 펼쳐진다.
7일 종로구 성곡미술관에서 개막하는 이창원(49) 개인전 '평행한 두 세계'에 설치된 '리플랙션 이미지' 시리즈 중 '대한제국의 꿈'이다.
이창원의 설치작업은 이처럼 일상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사물을 활용해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불면 날아가는 커피 가루로 단단한 화강암으로 지은 석조전을 완성한다.
작가는 "독일에 처음 가서 보니 식료품이 우리와 많이 다른 것이 인상 깊었고, 식료품을 재료로 작업을 시작했다"라며 "커피 가루가 반사돼 그림자를 만드는 것을 우연히 발견한 후 물체 자체가 아니라 반사를 이용한 표현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리플렉션'이란 빛이 반사되는 현상이기도 하지만 뭔가에 대해 숙고하고 이 시대를 반영하는 작업이기도 하다"라고 덧붙였다.
'기여화광' 시리즈는 인왕산, 관악산 등의 산등성이 실루엣 뒤로 은은한 빛이 벽면에 너울거리는 작품이다.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빛은 각종 전단을 턴테이블에 올려놓고 조명으로 비춰 만들었다.
'성스러운 빛'도 작품 정면에서 보면 스테인드글라스 조명처럼 형형색색 빛이 나지만, 사실 대야, 그릇, 페트병 등 플라스틱 용기를 불투명한 유리판 뒷면에 붙인 것이다.
성스럽고 예술적으로 보이는 세계와 싸구려 재료로 만든 그 이면의 세계가 동시에 존재하는 작품으로 작가는 성과 속의 극명한 대립을 보여준다.
내부 구조를 훤히 드러냄으로써 화려한 겉모습에 가려진 세상의 본질을 말한다.
이를 통해 그는 경이로워 보이는 예술도 흔한 일상에 근원을 두고 있음을 드러내고, 어떤 진실이 아집과 편견에 의한 환상일 수도 있음을 밝힌다.
전시는 빛의 반사와 그림자 등을 활용한 독특한 예술세계를 구축한 작가의 작업을 폭넓게 조명한다.
입체, 설치 작품을 비롯해 찻잎 등으로 제작한 신작 드로잉까지 총 250여 점을 선보인다.
이창원은 서울대에서 조소를 전공하고 독일 뮌스터 쿤스트아카데미에서 순수미술을 공부했다.
전시는 8월 8일까지.
/연합뉴스
향기의 비밀은 작품에 있다.
길고 가는 흰색 나무 패널을 블라인드처럼 촘촘하게 붙인 가로 8m, 세로 4m짜리 설치 작품이다.
각 패널 위에는 커피 가루가 각각 다른 간격으로 올려졌다.
작품에 조명을 비추면 커피 가루가 있는 곳과 없는 곳의 음영이 하나의 풍경화를 이룬다.
가까이 서서 보면 그저 패널 위 커피 가루가 보일 뿐이지만, 멀리서 바라보면 덕수궁 석조전 풍경이 펼쳐진다.
7일 종로구 성곡미술관에서 개막하는 이창원(49) 개인전 '평행한 두 세계'에 설치된 '리플랙션 이미지' 시리즈 중 '대한제국의 꿈'이다.
이창원의 설치작업은 이처럼 일상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사물을 활용해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불면 날아가는 커피 가루로 단단한 화강암으로 지은 석조전을 완성한다.
작가는 "독일에 처음 가서 보니 식료품이 우리와 많이 다른 것이 인상 깊었고, 식료품을 재료로 작업을 시작했다"라며 "커피 가루가 반사돼 그림자를 만드는 것을 우연히 발견한 후 물체 자체가 아니라 반사를 이용한 표현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리플렉션'이란 빛이 반사되는 현상이기도 하지만 뭔가에 대해 숙고하고 이 시대를 반영하는 작업이기도 하다"라고 덧붙였다.
'기여화광' 시리즈는 인왕산, 관악산 등의 산등성이 실루엣 뒤로 은은한 빛이 벽면에 너울거리는 작품이다.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빛은 각종 전단을 턴테이블에 올려놓고 조명으로 비춰 만들었다.
'성스러운 빛'도 작품 정면에서 보면 스테인드글라스 조명처럼 형형색색 빛이 나지만, 사실 대야, 그릇, 페트병 등 플라스틱 용기를 불투명한 유리판 뒷면에 붙인 것이다.
성스럽고 예술적으로 보이는 세계와 싸구려 재료로 만든 그 이면의 세계가 동시에 존재하는 작품으로 작가는 성과 속의 극명한 대립을 보여준다.
내부 구조를 훤히 드러냄으로써 화려한 겉모습에 가려진 세상의 본질을 말한다.
이를 통해 그는 경이로워 보이는 예술도 흔한 일상에 근원을 두고 있음을 드러내고, 어떤 진실이 아집과 편견에 의한 환상일 수도 있음을 밝힌다.
전시는 빛의 반사와 그림자 등을 활용한 독특한 예술세계를 구축한 작가의 작업을 폭넓게 조명한다.
입체, 설치 작품을 비롯해 찻잎 등으로 제작한 신작 드로잉까지 총 250여 점을 선보인다.
이창원은 서울대에서 조소를 전공하고 독일 뮌스터 쿤스트아카데미에서 순수미술을 공부했다.
전시는 8월 8일까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