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앞두고 인적분할 승인 가능성 높여…ESG 모범사례 평가
SKT 자사주 소각 의미는…"그룹과 합병설 원천차단"
SK텔레콤이 2조6천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결정한 데 대해 주주가치 극대화라는 의미와 함께, 그룹 지배구조 재편에 대한 일각의 의혹을 해소한 조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4일 재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SK는 이날 이사회에서 자사주 869만주, 약 2조6천억원어치를 전격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SKT 발행주식 총수의 10%가 넘고 기존에 보유한 자사주의 거의 전량에 해당하는 것으로, 당장 주주가치 제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SKT는 지난달 14일 인적분할 연내 추진 방침을 발표한 것을 전후로 주가가 상승하고 있는데,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이번 조치로 기업분할 이후 신설 투자전문회사와 SK㈜가 합병해 SK하이닉스를 SK㈜의 자회사로 만들 것이라는 일각의 의구심을 원천 차단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게 됐다.

SKT는 인적분할 방침을 발표하면서 신설회사와 SK㈜의 합병 계획이 없다고 명시했음에도 일부에선 장기적 관점에서 여전히 이런 시나리오의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이는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SK하이닉스를 SK㈜가 아닌 중간지주사 하에 두는 것이 경영적 측면에서 비효율적이라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결국 SK㈜가 신설회사 합병에 나서고, 신설회사의 주가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그러나 SKT의 이번 조치로 당장의 주가 부양과 함께 이 같은 우려를 불식하는 '1석2조' 효과가 가능하게 됐다.

또 다가올 주주총회에서 인적분할 안건을 순조롭게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졌다.

주주친화적 조치가 SK그룹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서 모범사례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SKT가 선제적으로 자사주를 소각한 것은 글로벌 자본시장의 모범사례"라며 "한국기업을 바라보는 시각이 한 단계 높아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