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토일드라마 '빈센조'에서 마피아보다 더 악덕한 대기업 바벨 그룹의 회장 장한서 역을 연기한 배우 곽동연(24)을 최근 화상으로 만났다.
곽동연은 "장한서는 형이라는 사람에게 절대복종하며 굉장히 억압받는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면서도 회장이라는 지위로 간신히 삶을 지탱하고 있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한서가 미워 보이는 건 원치 않았어요.
사랑은 아니더라도 연민 정도는 받았으면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는데, 작가님과 감독님의 설정을 따라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매력적인 캐릭터가 된 것 같아요.
"
장한서가 시청자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었던 비결로는 '무식함'을 꼽았다.
"'빈틈투성이인 쟤가 빌런이라고?' 하면서 조금씩 귀여움도 사게 되지 않았나 생각해요.
그런 인간적인 부분이 있는 캐릭터라 저도 끌렸던 것 같고요.
" 곽동연은 '빈센조'를 통해 1997년생이라는 어린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노련한 연기를 선보였다는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이번 작품에서 선배님들과 함께하면서 아직도 나는 먼지 같은 존재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내 연기는 100점 만점에 15점 정도"라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송중기 선배님은 항상 저를 배려해주시고 챙겨주셔서 너무 멋졌어요.
나도 언젠가 저런 선배가 되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로요.
여진 선배님을 보면서는 작품을 얼마나 디테일하게 파악하고 접근하시는지 태도를 많이 배웠고, 한철 선배님께는 순발력과 내공을 엿볼 수 있었죠."
하지만 그도 올해로 어엿한 10년 차 배우가 됐다.
"어렸을 때는 빨리 주인공이 되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생각은 자연스레 사라졌어요.
이제는 내가 하고 싶은, 내가 해야만 하는 캐릭터들이 작품을 선택할 때 우선시 되는 것 같아요.
한국 드라마에서 자주 만나볼 수 있는 전형적인 인물보다는 좀 더 새롭고 신선한 인물을 많이 선호하는 편이죠."
데뷔 후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작품을 촬영하면서 연기 일지를 쓰는 성실한 배우로도 잘 알려진 그는 "예전처럼 매일 쓰지는 않지만 촬영이 굉장히 인상 깊었거나 스스로 부족한 점을 느꼈을 때, 선배님들을 보면서 자극을 받았을 때 일지를 쓴다"고 말했다.
이어 "최고의 작가님, 감독님, 선배님들과 함께 '빈센조'라는 작품을 하는 걸 보면 그동안 허투루 일하지는 않은 것 같다"며 "앞으로도 계속, 지금까지 해오던 노력의 몇 배로 더 노력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의 차기작은 영화 '6/45'다.
1등에 당첨된 로또가 바람을 타고 북쪽으로 날아가면서 벌어지는 남북 군인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 영화에 참여하게 된 이유는 딱 하나예요.
너무너무 웃겼거든요.
'빈센조'와는 다른 결이지만 이 힘든 시기에 많은 분께 조금이나마 힘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웃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