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야, 어디가? 놀자~" '아이들은 즐겁다'는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만으로도 보는 이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영화다.
2013년 7월 8일부터 2014년 5월 20일까지 네이버에 연재된 동명의 원작 웹툰(허5파6 작가)은 평균 평점 9.95라는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기록했다.
영화는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세상을 바라본다.
아픈 엄마를 둔 9살 다이(이경훈)와 노는 게 제일 좋은 장난꾸러기 민호(박예찬), 언제나 다이 편을 들어주는 씩씩한 유진(홍정민), 까칠한 모범생 재경(박시완), 똑순이 반장 시아(옥예린). 5명의 아이는 천진난만함으로 관객들을 절로 미소 짓게 하고, 때로는 예상치 못한 성숙함으로 가슴을 미어지게 한다.
무엇보다 다이와 친구들의 때 묻지 않은 순수함이 눈부시게 빛난다.
'삼총사'라며 우르르 몰려다니면서 우정을 과시하고, 주먹을 휘두르며 싸우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어울려 노는 모습은 어른들에게 한없이 부럽기만 한 추억이다.
그래서 이 아이들이 계속 그렇게 즐거웠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
이야기는 다이가 새 학교에 전학을 오면서 시작된다.
병원에 입원해 있는 엄마와 일하느라 집에 들어올 시간이 없는 아빠를 둔 다이는 또래 아이보다 일찍 철이 든 모습이다.
혼자 빨래도 하고, 밥도 챙겨 먹고 학교에 가지만 엄마의 빈자리는 금세 티가 난다.
그렇다고 다이가 짠하기만 한 건 아니다.
친구 민호, 유진과 함께라면 언제나 즐겁다.
삼총사만의 아지트에서 마음껏 뛰어놀 때나 병원에서 엄마한테 어리광을 피울 때는 세상 가장 행복한 아이다.
학교에서도 받아쓰기 100점을 받아 친구들의 부러움을 산다.
이런 다이에게 슬픔은 한 걸음씩 찾아온다.
상태가 안 좋아진 엄마는 먼 곳에 있는 병원으로 옮겨지고, 다이는 노란 꽃이 피면 엄마가 집에 돌아올 수 있다는 믿음 대신 혼자 엄마를 찾아가기로 마음을 먹는다.
여기에 친구들이 하나둘씩 함께하면서 엄마를 찾아가는 다이의 여정은 즐거움으로 채워진다.
영화는 엄마의 죽음을 둘러싼 다이의 이야기를 신파로 끌고 가거나 하염없이 밝은 '캔디' 같은 만화 주인공처럼 꾸며내지 않는다.
친구들과 뛰어놀 때는 천진난만하다가도, 아픈 현실을 생각보다 어른스럽게 받아들일 줄도 안다.
다이의 의젓함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아이는 울타리에 가둬두고 보호해줘야 하는 존재만은 아니란 점을 보여준다.
여기에 서툴고 무뚝뚝한 다이 아빠(윤경호)는 다이와 서서히 친해지면서 부모의 역할을 하나둘씩 습득해간다.
다이 엄마(이상희) 역시 다이를 두고 세상을 떠나야 하는 이별을 받아들이려고 애쓰는 어른이다.
영화는 두 사람을 통해 아이뿐만 아니라 한 가족이 곁에 있든 없든 계속해서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잘 보여준다.
무엇보다 영화에 아이들의 마음을 섬세하게 녹여낸 이지원 감독의 연출이 돋보인다.
영화는 이 감독의 장편 첫 데뷔작으로 촬영은 대본 없이 아이들에게 해당 장면에 대한 감정을 설명한 뒤 진행됐다.
시나리오에 있는 대로 인물들의 감정을 꾸며내기보다는, 실제 아이들의 현실적인 감정을 담기 위해서다.
덕분에 영화 속 어린이 배우들의 연기는 어색함 없이 자연스럽다.
초롱초롱한 눈망울의 배우들은 꾸밈없는 표정과 재기발랄한 대사들로 스크린을 채운다.
간혹 아이들을 이해하기 어려운 어른에게나 또래 친구들의 이야기가 궁금한 어린이에게나 흥미로운 작품이다.
다음 달 5일 개봉. 전체관람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