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소비자원 조사…"폐기물 부담금 부과해야"

식품 배송 때 친환경 아이스팩 사용이 늘고 있지만 여전히 재활용이 어려운 고흡수성수지 사용 비중이 40%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고흡수성수지는 다량의 물을 흡수할 수 있는 고분자 화합물로, 물과 결합해 냉매로 사용하면 얼음보다 냉기 지속성이 뛰어나 아이스팩 소재로 쓰인다.

그러나 자연 분해가 되지 않고 재활용도 어려워 매립하거나 하수구로 배출될 경우 환경 오염뿐 아니라 다양한 경로로 인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환경부와 함께 32개 주요 유통사에서 식품 배송 때 사용하는 아이스팩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이 조사는 사업자별 냉장과 냉동식품 각 1종을 온라인으로 구입한 뒤 동봉된 아이스팩의 종류와 수량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그 결과 64개 제품에 동봉된 아이스팩 57개 중 고흡수성수지 아이스팩이 38.6%(22개)였고 나머지 61.4%는 친환경 아이스팩(물을 사용하거나 물과 전분, 소금을 배합한 냉매를 이용)이었다.

사업자별로는 12곳이 고흡수성수지 아이스팩을 사용하고 있었다.

17곳은 친환경 아이스팩을, 나머지 3곳은 두 종류를 병행해서 쓰고 있었다.

"아이스팩 10개 중 4개는 재활용 어려운 고흡수성수지"
또 소비자원은 이들 32개 사업자를 대상으로 아이스팩 종류별 사용량과 친환경 아이스팩 전환 계획을 조사했다.

이 중 조사에 응한 17개 사업자가 사용한 아이스팩은 2019년 2천281만개에서 2020년에는 2천926만개로 증가했다.

이 중 친환경 아이스팩 비중은 같은 기간 67.9%에서 80.0%로 늘었다.

이들 사업자는 올해 전체 사용 아이스팩 중 친환경 아이스팩 비중을 92.4%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7개 사업자는 친환경 아이스팩으로 전환을 마쳤고 5개 사업자는 올해부터 친환경 아이스팩만 사용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소비자원은 온라인 플랫폼에 입점한 개별 판매사가 취급하는 아이스팩을 플랫폼 사업자가 통제하기 어렵고 친환경 아이스팩으로 교체할 때 추가되는 비용을 개별판매사가 부담해야 하는 문제 등이 친환경 아이스팩 전환에 걸림돌이 되는 것으로 분석했다.

환경부 연구에 따르면 고흡수성수지 아이스팩의 평균 판매단가는 개당 175.7원이지만 친환경 아이스팩의 평균 판매단가는 213.6원으로 높다.

소비자원은 환경부에 고흡수성수지 아이스팩 회수와 재활용률 제고,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한 기업의 친환경 아이스팩 사용 유도, 고흡수성수지 아이스팩에 폐기물 부담금 부과 등을 요청할 예정이다.

"아이스팩 10개 중 4개는 재활용 어려운 고흡수성수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