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보내고 3년 만에 세계선수권 출전…"더 단단해졌다"
직접 디자인 참여한 '건곤감리' 유니폼 선보여
"희로애락을 같이 겪으면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결속력이 생겼습니다.

"
여자컬링 '팀 킴'(강릉시청)이 우여곡절 끝에 다시 국제대회에 나간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 신화를 쓰고도 '지도자 갑질' 파문으로 시련을 겪었던 팀 킴은 지난해 3년 만에 태극마크를 달면서 다시 일어섰다.

올해 초에는 올림픽 추억이 있는 강릉으로 연고를 옮겨 새 출발 했다.

하지만 김은정(스킵), 김선영(리드), 김초희(세컨드), 김경애(서드), 김영미(후보)가 만들어내는 끈끈한 조직력은 그대로다.

오히려 더 단단해졌다고 입을 모은다.

팀 킴은 20일 서울 T타워에서 열린 '2021 세계선수권대회 팀킴 출정식 및 유니폼 발표회'에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출전권을 따서 컬링이 국민의 사랑받는 데 도움이 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팀 킴은 이달 30일 캐나다에서 개막하는 2021 세계여자컬링선수권대회에 출전한다.

이 대회에서 6위 안에 들면 2022 베이징 올림픽 티켓을 획득한다.

팀 킴이 세계선수권에 출전하는 것은 2018년 이후 처음이다.

해외 대회에 출전하는 것도 2019년 스코틀랜드 투어 대회 이후 처음이다.

태극마크도 오랜만에 달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으로 각종 대회가 취소된 탓이다.

이번 세계선수권도 당초 3월 스위스에서 개최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때문에 4월 캐나다로 옮겨서 열리게 됐다.

게다가 김용빈 신임 회장 취임 전까지 대한컬링연맹이 내부 문제로 파행을 겪었기 때문에 국가대표 승인이 늦어지기도 했다.

김은정은 "오랜만에 대회에 나가는데 팀과 연맹에서 많이 도움을 주시려고 해서 좀 더 안정적으로 집중해서 준비하고 있다.

미디어데이를 해본 것도 처음"이라며 "올림픽 티켓이 걸린 만큼 최선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영미는 "국가대표 승인이 늦어져서 준비 기간이 평소보다 짧았지만, 2∼3달을 6∼7달처럼 열심히 준비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임명섭 감독은 "세계선수권에는 3년 만에 나가는데, 불안함보다는 기대감이 크다"며 "상대 전력을 잘 분석해서 6강에 꼭 들도록 하고, 6강에 들면 우승까지도 노릴 만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김은정은 경북체육회에서 강릉시청으로 팀을 옮긴 이후 강릉 시민의 많은 응원을 받고 있다며 "힘든 상황이 있을 때도 훈련에 집중했지만, 시민분들의 환대에 더 편한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고마워했다.

또 "현재 우리의 실전 감각은 평창 때와 비교해 80∼90% 정도"라며 "남자팀이 게임 파트너 역할을 해줘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2019년 5월 아들을 출산한 김은정은 '엄마 선수'로 성공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김은정은 "제대로 훈련을 시작하면서 아이와 많이 떨어져 있었다.

처음에는 쉽지 않았지만, 팀 훈련을 하고 있기 때문에 컬링과 동료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동료도 많이 이해해주고 있고, 남편이 전적으로 육아에 신경 써 주고 있기 때문에 컬링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주변의 도움으로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은정은 "해외에 많은 엄마 선수들 있는데 그런 선수들처럼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

아기를 낳고도 계속 운동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서 우리나라 여자 선수들에게 좋은 모델이 됐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김은정과 동갑 친구인 김영미는 "김은정을 보면서 정말 대단하다고 느낀다"며 "육아와 운동을 같이 하면서 운동할 때는 컬링 생각만 하는 것을 보고 나도 본받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감탄했다.

김영미의 동생인 김경애는 "은정 언니가 자기 시간이 없어 힘들어 보이기도 하는데, 힘들 때 아기 사진을 보고 힘을 내더라. 아기 사진을 같이 보면서 우리도 힐링한다"며 웃었다.

한편 팀 킴은 직접 디자인에 참여한 새 유니폼을 입고 대회에 나간다.

이날 미디어데이에서 공개된 새 유니폼은 가슴 부위가 태극 무늬로 꾸며져 있고, 어깨에는 태극기의 '건곤감리' 문양이 새겨져 있다.

팀 킴의 제안에 따라 의류업체 애플라인드가 제작한 것이다.

임 감독은 "컬링은 종목 특성상 카메라가 위에서 아래로 선수들을 찍는데, 어깨의 건곤감리가 잘 나타날 것 같다"고 만족스러워했다.

김초희도 "유니폼으로 상대를 기선을 제압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뻐했다.

팀 킴은 캐나다에서 피터 갤런트 코치와 재회할 예정이다.

캐나다인인 갤런트 코치는 평창 올림픽에서 팀 킴을 지도했고, 선수들이 지도자 갑질로 힘들어할 때도 응원을 보내준 든든한 조력자다.

임 감독은 "피터 코치는 6년 가까이 선수들과 함께한 정신적 지주"라며 "세계선수권 준비에 확실한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라고 반겼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