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배구 흥국생명과 1년 계약…"이 세상 엄마들에게 용기 주고 싶어"
지난해 4월 '국가대표 리베로' 김해란(37)은 "엄마가 되고 싶다"며 은퇴를 선언했다.

그리고 1년 뒤, 김해란은 "엄마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며 코트 복귀를 선언했다.

프로배구 여자부 흥국생명의 '레전드 리베로' 김해란이 돌아온다.

김해란은 최근 가족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주변의 권유 속에 코트 복귀를 결정했다.

미계약 선수로 남아있던 김해란은 총보수 1억원에 원소속팀 흥국생명과 계약했다.

김해란은 15일 연합뉴스 통화에서 "지난해 12월 출산한 뒤 체중 감량을 하기 위해 가볍게 운동을 시작했는데, 많은 생각이 들더라"라며 "그동안 출산 후 복귀한 리베로가 드물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자녀를 둔 이 세상 많은 '엄마'들에게 '엄마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더라"라고 말했다.

그는 "아들 (조)하율이가 생후 4개월인데, 친정어머니가 육아를 도와주신다"며 "선수 생활과 육아를 병행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남편 등 가족들의 지지와 응원으로 도전을 결심하게 됐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해란은 프로배구에 큰 족적을 남긴 레전드 리베로다.

지난해 은퇴하기 전까지 V리그 통산 1만4천428개의 수비를 기록했다.

여자부는 물론 남자부를 통틀어 전체 1위 기록이다.

그는 지난해 1만5천 개 수비 대기록을 눈앞에 두고 "더는 출산을 미룰 수 없다"며 은퇴했는데, 아기를 낳고 대기록에 다시 도전할 수 있게 됐다.

김해란은 개인 기록엔 큰 욕심을 내지 않는다.

그는 "사실 기록 작성을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며 "그저 출산 후에도 멋진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해란은 "먼 훗날 하율이가 엄마의 도전을 알아줬으면 좋겠다"며 "성공 여부보다는 도전의 과정을 이야기해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선수 개인으로서의 목표를 설정하진 않았지만, 김해란은 여전히 승리욕을 불태우고 있다.

그는 "올 시즌 소속 팀에 힘든 일이 많았다"며 "감독님이나 선수들이 많은 상처를 받았을 텐데, 팀에 복귀한 뒤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몸 상태를 묻는 말엔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제왕절개로 출산했는데, 빠르게 회복했다"라며 웃었다.

목소리에 힘이 넘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