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이익, 외환·파생이익 늘어…유가증권부문은 손실

지난해 외국은행 국내지점(외은지점) 36곳이 1조원 넘는 당기순이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이익과 외환·파생이익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15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0년 잠정 영업실적 자료에 따르면 외은지점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28.6% 늘어난 1조1천510억원이었다.

부문별로 보면 이자이익과 외환·파생이익이 늘고, 유가증권이익이 줄었다.

이자이익은 전년보다 49.2%나 늘어난 1조4천834억원이었다.

국내 이자이익(1조7천528억원)은 4.1% 줄었지만, 본지점 거래(본지점 자금대여 수익-자금차입 비용)에서 손실(2천695억원)이 67.7% 줄었다.

통상 외은지점은 외국 본사에서 자금을 조달해 국내에서 영업하는 구조다.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미국 등의 금리가 워낙 낮아 자금차입 비용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외환·파생이익은 1조3천406억원으로, 전년보다 19.6% 늘었다.

환율이 하락하면서 외환이익(5조1천586억원)이 417.2%나 증가했지만, 파생상품에서 전년보다 209.5% 많은 손실(2조5천816억원)을 냈다.

원/달러 환율은 2018년 말 1,118.1원, 2019년 12월 말 1,157.8원, 2020년 9월 말 1,173.6원, 2020년 12월 말 1,088.0원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유가증권이익은 전년보다 229.9% 감소해 손실(2천186억원)로 전환했다.

10년물 국고채 금리 상승에 따라 평가이익이 대폭 감소했기 때문이다.

외은지점의 총자산은 330조1천억원으로, 전년보다 8.1% 늘었다.

부채와 자기자본은 각각 전년보다 8.1%, 8.2% 많은 310조3천억원, 19조8천억원으로 집계됐다.

금감원은 "환율변동성 증가 등으로 외환·파생거래가 늘면서 총자산과 총부채, 당기순이익은 증가했지만 주요 손익이 급격히 변하는 등 금융시장의 변동성에 취약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에 대비해 외은지점의 자금조달·운용상 취약부문, 이익구조 변동상황 등에 대한 상시감시를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