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형 출판사와 서점들의 매출이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인한 ‘집콕’ 증가에 따라 여가·학습 시간이 늘고 주식시장 활황으로 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다.

주요 출판사·대형 서점 '집콕 효과'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위즈덤하우스, 김영사, 북이십일 등 10개 주요 단행본 출판사의 지난해 전체 매출은 2556억원을 기록해 전년(2168억원) 대비 17.9% 증가했다.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등 3개 대형 서점의 전체 매출도 1조7392억원으로 2019년(1조4656억원)에 비해 18.66% 상승했다.

매출이 가장 큰 출판사는 위즈덤하우스(359억원)였고 김영사(319억원) 북21(306억원) 창비(292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전년 대비 매출이 가장 크게 증가한 출판사는 경제·경영서와 수험서·학습서를 주로 출판하는 길벗으로, 2019년 162억원에서 지난해 268억원으로 65.48% 증가했다.

민음사 출판그룹의 어린이책 전문 출판 자회사 비룡소는 2019년 141억원에서 지난해 233억원으로 65.35% 늘었다. 김영사(42.4%) 다산북스(27.48%) 알에이치코리아(20.02%)의 매출 증가율도 높았다.

대형 서점 매출도 큰 폭으로 늘었다. 교보문고의 지난해 매출은 6941억원으로 전년도(6099억원)보다 13.8% 증가했다. 예스24는 6156억원, 알라딘은 4294억원으로 각각 23.43%와 20.3%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온라인 채널을 통한 도서 판매 비중이 오프라인 채널을 압도하는 현상도 나타났다. 온·오프라인 통합 서점인 교보문고에선 지난해 온라인 분야 매출이 오프라인을 훨씬 뛰어넘었다. 2019년까지만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매출 비중이 비슷했지만 지난해에는 온라인 채널을 통한 매출 비중이 64.8%까지 치솟았다. 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온라인 우위 현상이 확실히 자리잡았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출판시장에서는 어린이·청소년 학습 분야와 경제·경영서 매출 급증이 호황을 이끌었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지난해 초등학생 학습 분야의 판매량은 전년 대비 31%, 과학 분야(어린이용 도서 포함)는 29.4%, 경제경영 27.6%, 중고등학생 학습 분야는 24.2% 늘어났다. 거리두기의 여파로 초중고 학생들이 등교하지 않고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부모들이 각종 학습서를 많이 구입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부터 본격화한 주식시장 활황에 따라 재테크 도서를 찾는 수요도 크게 증가했다.

앞으로는 온라인 마케팅 역량이 출판사의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더 커질 전망이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지난해 각 출판사의 성과는 누가 더 유튜브·SNS에서 책을 잘 마케팅하느냐에 따라 결정됐다”며 “온라인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대형 출판사를 중심으로 매출이 크게 늘어난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