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 중이던 종근당, GC녹십자 등이 잇따라 악재를 만나면서 '국산 2호' 코로나19 치료제가 언제쯤 나올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현재 국내에서 코로나19 치료제로 허가받은 제품은 길리어드사이언스의 '베클루리'(성분명 렘데시비르), 셀트리온의 '렉키로나'(성분명 레그단미밥) 등 2개다.
국산 코로나19 치료제는 '렉키로나'가 유일하다.
1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GC녹십자는 해외에서 진행된 코로나19 혈장치료제의 임상시험 실패에도 불구하고 이달 안에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허가해달라고 신청할 계획이다.
최근 GC녹십자를 비롯해 전 세계 혈액제제 기업이 꾸린 '코로나19 혈장치료제 연합'(CoVlg-19 Plasma Alliance)은 임상 3상 시험에서 혈장치료제의 치료 효과를 입증하는 데 실패했다고 밝혔다.
GC녹십자는 이 임상에 직접 참여하진 않았으나, 임상에 사용된 혈장치료제는 GC녹십자가 국내에서 개발 중인 혈장 치료제와 같은 성분이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에서 코로나19 혈장치료제가 상용화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확산했으나 GC녹십자는 "비교 불가하다"고 선을 그었다.
GC녹십자 관계자는 "성분이 동일하긴 하지만 고령이나 폐렴 등 고위험군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한 만큼 설계 자체가 다르다"며 "이달 안에 허가를 신청한다는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던 기업 상당수가 임상에서 기대할 만한 효과를 내지 못하거나 임상이 지연되는 상황에 부닥치면서 '국산 2호' 치료제가 신속하게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GC녹십자 전에는 종근당이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이던 '나파벨탄'의 조건부 허가에 실패해 임상 3상을 해야 할 처지에 놓였고, 일양약품은 백혈병 치료제 '슈펙트'를 활용한 코로나19 임상 3상 시험에 실패했다.
더욱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고 다른 나라보다 상대적으로 환자 규모가 크지 않아 임상 개발에 속도가 잘 붙지 않고 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천식 치료제로 개발 중이던 약물(UI030)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임상 2상 시험을 신청했으나, 당시 식약처가 동물시험 등을 보완하라고 지시하면서 임상 진입이 지연되고 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동물실험 자료 등을 보완해 이르면 이달 늦어도 내달에는 식약처에 임상 2상 시험을 다시 신청할 계획이다.
크리스탈지노믹스는 지난해 7월 식약처로부터 카모스타트의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확인하는 임상 2상 시험을 승인받았으나 아직 환자를 모집하지 못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