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공사 설린저 vs kt 허훈의 외국·국내 선수 자존심 대결
오리온 이승현 부상 변수가 4강행 티켓 향방 가를 듯
'봄 농구'의 시작을 알리는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5전 3승제)가 10일 막을 올린다.

올해 플레이오프 대진은 4위 고양 오리온과 5위 인천 전자랜드의 승자가 1위 전주 KCC와 4강에서 만나고, 3위 안양 KGC인삼공사와 6위 부산 kt 맞대결에서 살아남은 쪽이 2위 울산 현대모비스와 준결승을 치르게 됐다.

전문가들은 3위 인삼공사와 6위 kt 대결에서는 정규리그에서 4승을 더한 인삼공사가 우세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4위 오리온과 5위 전자랜드는 오리온의 간판 이승현의 발목 부상 변수로 인해 전자랜드 쪽에 무게감이 더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11일 경기도 안양체육관에서 1차전이 열리는 인삼공사와 kt 매치업에 대해 추일승 전 오리온 감독은 "인삼공사 제러드 설린저와 kt 허훈의 경기"라고 규정했다.

추일승 전 감독은 "허훈은 KBL에서 막기 어려운 선수로 성장했고, 설린저 역시 시즌 도중 영입돼 다른 팀에서 대비책을 마련할 시간적 여유가 부족했다"며 "kt는 허훈이 자기 공격 외에 다른 선수들도 함께 살릴 수 있는 플레이가 관건이고, 인삼공사 설린저는 골밑 안쪽으로 잘 들어가지 않으려는 스타일을 상대가 대비해서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상윤 SPOTV 해설위원 역시 "인삼공사는 설린저 영입 후 국내 선수들과 조합이 전체적으로 잘 맞는다"며 "오세근, 전성현도 살아나고 있으며 보조 볼 핸들러 역할도 가능한 양희종도 부상에서 복귀했다"고 평가했다.

이상윤 위원은 "kt는 6강에 오른 팀 중 유일하게 국내 선수 득점 비중이 70%를 넘는 팀"이라며 "허훈, 양홍석, 김영환 등 국내 선수 득점력이 좋은 만큼 브랜든 브라운의 공수 활약이 관건이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손대범 KBS 해설위원은 "장기전을 예상한다"며 "설린저 영입 후 인삼공사의 화력이 좋아졌지만 kt가 정규리그에서 인삼공사의 부족한 부분을 잘 공략해왔다"고 말했다.

인삼공사와 kt는 정규리그 3승 3패로 팽팽했고, 설린저 영입 후에도 1승 1패였다.

손대범 위원은 "전체적으로 인삼공사가 유리하지만 설린저 영입 후 인삼공사가 특유의 파이팅 넘치는 모습이 다소 둔탁해진 면이 있다"며 "정규리그 6번 맞대결에서 연장 4번을 괜히 치른 것이 아니다"라고 kt가 열세 속에서도 선전할 가능성을 주목했다.

이상윤 위원은 "3승 1패 정도 인삼공사 우세"를 전망했고, 추일승 전 감독도 "큰 경기 경험이 더 많은 인삼공사가 위기 극복 능력에서 앞설 것"이라며 인삼공사의 4강 가능성을 더 높이 평가했다.

오리온과 전자랜드 경기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이 만장일치로 '이승현 부상 변수'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상윤 위원은 "이승현이 득점, 수비, 리바운드 등 하는 역할이 워낙 많아 오리온이 그 공백을 메우기 쉽지 않다"며 "물론 전자랜드도 정효근, 정영삼 등의 부상이 있지만 오리온보다는 타격이 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위원은 "오리온은 데빈 윌리엄스가 전력에 보탬이 되지 못하고 있고, 디드릭 로슨 역시 골밑 수비가 약해 이승현의 존재감이 더 크다"며 "이승현이 뛰기는 하겠지만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면 전자랜드가 4강에 갈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손대범 위원 역시 "정규리그 4승 2패로 오리온이 앞섰지만 전자랜드가 조나단 모트리, 데본 스캇으로 외국인 선수를 모두 바꾸면서 시즌 후반부에 다른 팀이 됐다"며 "이승현이 정규리그 막판에 부상으로 빠져 오리온이 대비책을 마련할 시간적 여유도 부족한 것이 전자랜드 부상과 다른 점이기도 하다"고 전자랜드의 3승 1패 우위를 예상했다.

추일승 전 감독은 "두 팀 모두 시즌 초반에 비해 후반부에 다소 내림세였다"면서도 "전자랜드 모트리는 골밑에서 인삼공사 설린저보다 더 능력이 좋은 선수고 영리하기까지 해서 제어하기 쉽지 않다"고 전자랜드 우세에 무게를 실었다.

추 전 감독은 "오리온이 정규리그에서 접전에 약한 모습이 나왔는데, 큰 경기에서 이를 보완하려면 역시 공수를 조율하는 이대성이 자신의 득점력만큼이나 경기를 컨트롤하는 능력까지 발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