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부 김도연은 1분52초 차이로, 기준 기록 미달 심종섭(30·한국전력)이 극적으로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다.
심종섭은 4일 경상북도 예천군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마라톤 국가대표선발대회'에서 2시간11분24초로 42.195㎞ 레이스를 마쳐 도쿄올림픽 기준 기록(2시간11분30초)을 통과하며 우승했다.
2시간11분24초는 심종섭의 종전 개인기록 2시간12분57초를 1분33초나 앞당긴 기록이다.
심종섭은 경기 직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정말 기쁘다.
훈련 때는 2시간 9분, 10분대 페이스로도 뛰었다"며 "4개월 동안 더 열심히 준비해서 도쿄올림픽 본 무대에서 좋은 결과를 내겠다"고 밝혔다.
김재룡 한국전력 감독은 "마지막까지 긴장했다"고 웃으며 "심종섭이 어느 때보다 많은 훈련을 했다.
어렵게 얻은 기회를 잡아서 정말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심종섭이 기준 기록을 통과하면서 7월 개막하는 도쿄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는 한국 남자마라토너는 두 명으로 늘었다.
귀화 선수 오주한(33·청양군청)은 2019년 10월에 이미 2시간08분42초로 기준 기록을 통과했다.
심종섭의 올림픽 기준 기록 통과는 무척 극적이었다.
세계육상연맹은 '마라톤의 올림픽 기준기록 통과 인정 기한'을 2021년 5월 31일로 정했다.
풀 코스를 완주하면 오랜 회복 기간을 거쳐야 하는 마라톤 특성상, 이번 대회가 끝나면 올림픽 기준 기록 통과에 도전할 기회가 사실상 사라진다.
이번 대회에는 남자 선수 47명이 출전해 '마지막 기회'에 도전했다.
심종섭은 '올림픽 기준 기록 통과가 가장 유력한 선수'로 꼽혔다.
실제로 심종섭은 역주를 펼쳤고, 올림픽 기준 기록을 통과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도 출전했던 심종섭은 두 대회 연속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는 영예를 누렸다.
심종섭은 "두 번째 기회를 얻었으니, 더 좋은 결과를 내야 한다"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여자 마라톤 한국 기록 보유자 김도연(28·삼성전자)은 아쉽게 기준 기록 통과에 실패했다.
이날 김도연은 2시간31분22초에 레이스를 마쳤다.
여자부 1위에 올랐지만, 도쿄올림픽 기준 기록(2시간29분30초)보다 1분52초 느렸다.
김도연은 여자 마라톤 한국 기록(2시간25분41초) 보유자다.
올림픽 기준 기록이 자신의 최고 기록보다 4분 정도 느렸지만, 꽤 오랜 공백을 극복하지 못했다.
김도연은 2018년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이후 2년 8개월 만에 마라톤 풀코스에 도전했고, 목표로 정했던 2시간29분30초 진입에 실패했다.
한국 여자 마라톤에서는 최경선(29·제천시청), 안슬기(29·SH공사)가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보유하고 있다.
김도연 등 다른 선수들이 마지막 기회를 놓치면서, 8월 7일 삿포로에서 열릴 도쿄올림픽 여자 마라톤에는 한국 선수 두 명이 참가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