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클래식 대표 주자로 독주와 협연, 실내악을 비롯해 방송 MC 등 무대도 소화하며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그의 정체성은 솔리스트이지만, 종합 엔터테이너로서의 역할을 마다하지 않는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영화음악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를 꺼냈다.
최근 서울 종로의 한 카페에서 만난 신지아는 "영화를 되게 좋아하는 데 기회가 되면 영화음악을 해보고 싶다"며 "고전 음악도 좋지만, 영화 속에 현대 음악도 많이 나오는데 제대로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신지아는 지난해 8월 영화음악 거장 엔니오 모리코네 추모 공연에 뮤지컬 배우 옥주현 등과 무대에 올라 '러브 테마'를 선보였고, 국내 다수 영화와 광고음악 작업을 한 일본 피아니스트 유키 구라모토와는 여러 차례 듀오 무대 등을 갖기도 했다.
그는 "오리지널 음악 편곡자와 협업해 그 편곡 작품 안에 내 생각을 담고 싶은 마음"이라며 "그런 새로운 음악을 통해 많은 사람이 위안을 받고 희로애락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정해진 틀에 자신을 가두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했다.
클래식 연주자이긴 하지만 자신의 가능성을 한정하지 않고 다양한 방식으로 사람들과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고 싶다는 말도 전했다.
신지아는 "예전엔 하나만 잘해도 충분히 재미있는 요소가 됐지만 요즘엔 여러 요소가 많고, 그런 새로움을 사람들이 궁금해한다"며 "미래를 볼 때 종합 엔터테이너가 되는 게 중요한 시대"라고 강조했다.
그가 또 하나 마음에 품고 있는 건 음반이다.
물론 연주자에게 있어서 음반 발매는 당연히 뒤따르는 것이지만, 음반 작업에 좀 더 비중을 두겠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단순히 유명 작곡가들의 곡을 연주하는 수준이 아니라 색다른 프로그램을 내놓기 위해 현재 큰 틀을 구상하는 단계라고 했다.
그는 "만 3살 때 바이올린을 시작한 이래 누구보다 잘 해내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며 "바이올린은 평생 갖고 가야 할 숙제 같은 건데 지금도 내 삶에서 항상 1순위는 바이올린"이라고 말했다.
각종 국제 콩쿠르에서 잇달아 수상하며 이름을 알린 그는 20대 후반 뒤늦게 사춘기가 와 방황하며 바이올린을 그만둘 생각도 했다고 했다.
그때 8개월간 연기를 배우면서 마음을 추슬렀고, 다시 바이올린을 잡게 됐다고 고백했다.
신지아는 "연기에서 내 감정을 표현하고 몰입하는 게 연주와 비슷한 면이 많았다"며 "매우 즐거웠던 시간이었고 음악을 다시 더 좋아하게 된 계기가 됐다.
그때 공부가 내면에 배어서 연주에 묻어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여러 공연이 취소되고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면서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무대의 소중함을 느끼면서 바이올리니스트로서 더 좋은 무대에서 관객을 만나고 싶은 욕심도 생겼다고 했다.
신지아는 오는 14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해설이 있는 공연 '크레디아 클래식 클럽' 무대에 오른다.
아르헨티나 작곡가 피아졸라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디토 체임버 오케스트라와 함께 꾸미는 공연으로, 그는 비발디의 '사계'와 피아졸라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사계'를 연주한다.
두 작품은 각각 바로크 스타일과 현대 남미 스타일의 음악인 만큼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피아졸라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사계' 중 여름 부분을 연주할 때 비발디 '사계'의 겨울 부분의 멜로디가 나오기도 한다.
신지아는 이 무대에서 지휘자 없이 오케스트라를 이끈다.
그는 두 차례 오케스트라 악장으로 무대에 선 경험도 있다.
"남미 음악은 본능적으로 내 마음에 와닿는 끌림이 있어요.
남미 음악에 진하고 열정적인 느낌도 있지만, 굉장히 짙은 슬픔과 쓸쓸함도 담겨 있어서 매력적이에요.
두 작품의 전혀 다른 분위기를 전해 드릴게요.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