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몸 = 상탈 자케 지음. 정지은·김종갑 옮김.
프랑스 파리1대학 판테온-소르본 대학 교수로 현대철학사센터를 이끄는 저자가 20세기 후반에 들어 학문적 조명을 받기 시작한 '몸'에 관해 철학적으로 탐구한 내용을 정리한 책이다.

몸이 없는 삶과 몸이 없는 철학은 상상할 수 없다는 게 저자 주장의 핵심이다.

책은 의료과학과 인공지능(AI), 뇌과학이 몸을 바꾸고 교정하며 강화할 수 있는 대상으로 만들어 놨다고 주장한다.

몸이 더는 타고난 운명이 아니라 하나의 프로젝트가 됐는데, 몸의 사회학이나 몸의 풍속사 등 방식으로 각종 주제가 생겨났다고 말한다.

저자는 우리 자신이 몸이기 때문에 몸을 대상처럼 취급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또 우리는 먹고 마시는 몸이면서 동시에 생각하고 말하는 몸이라며, 몸은 주체이면서 동시에 대상이라고 덧붙인다.

이런 역설 또는 이중성을 정면으로 직면해야 몸이 무엇인지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린비. 576쪽. 2만9천800원.
[신간] 몸·황금가지·근현대 프랑스철학의 뿌리들
▲ 황금가지 = 제임스 조지 프레이저 지음. 박규태 옮김.
인류학과 문학, 예술의 지평을 넓힌 세기의 고전으로 평가받는 책이다.

2005년 출간된 초판을 15년 만에 번역 및 편집, 디자인 등 시대의 흐름에 맞게 전면 개정하고 전문 학자의 해제와 역주 등을 추가한 개정판이다.

스코틀랜드 출신 인문학자인 저자는 주술의 원리, 왕권의 기원과 발전, 토테미즘, 농경의례, 희생양 등을 주제로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이교도의 원시 문화와 기독교 신앙을 평행선상에 두면서 출간 당시 위험한 책으로 분류되기도 했다.

책은 인류가 미개 상태로부터 종교와 과학의 시대로 나아가는 과정을 파악하고, 현대의 종교적 관습이 고대로부터 이어져 온 것임을 밝힌다.

고대인의 삶은 단순하다는 통념을 뿌리치고 원시 인류가 복잡한 마술과 금기, 미신과 얽혀 있다고 강조한다.

을유문화사. 1권 824쪽·2권 732쪽. 1권 3만2천원·2권 3만원.
[신간] 몸·황금가지·근현대 프랑스철학의 뿌리들
▲ 근현대 프랑스철학의 뿌리들 = 황수영 지음.
현대 프랑스 생성철학을 연구하는 저자가 칸트 이후 정형화된 서양 근대 철학사 이해를 프랑스 철학사를 통해 새롭게 해석할 수 있는 관점을 발견하려고 시도한 책이다.

2005년에 나온 책을 수정해 15년 만에 재출판했다.

책은 근대 초기 데카르트에서 현대 초기 베르그송까지 3세기의 프랑스 철학사를 서술한다.

데카르트 이후 프랑스 사상에 지적 자극을 가져온 사회문화적 변동, 철학자들의 삶과 개성을 드러내고자 시도한다.

저자는 니체와 마르크스, 프로이트 등 현대 프랑스 철학자들에게 프랑스 유심론은 극복해야 할 형이상학적 전통에 지나지 않았다고 말한다.

책은 그 전통의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 감춰진 계보를 찾아내고, 현재에도 생생히 살아남아 작동하는 프랑스적 사유를 보여준다.

갈무리. 448쪽. 2만3천원.
[신간] 몸·황금가지·근현대 프랑스철학의 뿌리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