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보따리상 등 한중 카페리 여객 중단 지속
인천 송도 국제여객터미널 9개월째 '화물용' 반쪽 운영
인천과 중국 10개 도시를 매주 2∼3회 연결하는 정기 카페리선을 운항 중인 인천항 새 국제여객터미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파행 운영이 장기화하고 있다.

26일 항만 업계에 따르면 인천∼중국 10개 항로 카페리는 지난해 1월 말부터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여객 운송을 전면 중단한 채 컨테이너 화물만 수송하고 있다.

카페리선은 1척당 최대 370∼1천500명의 여객과 145∼35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분)의 컨테이너를 함께 나르지만, 여객 운송이 완전히 끊기면서 1년 넘게 사실상 컨테이너 화물선 기능만 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6월 송도국제도시 9공구에 새로 문을 연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은 9개월째 여객 없이 매월 3만7천∼4만2천TEU의 컨테이너 화물 수출입만 처리하고 있다.

지난해 인천∼중국 10개 항로 카페리는 전년보다 2%가량 늘어난 총 43만7천TEU의 화물을 수송했다.

올해 들어서는 양국 간 교역이 증가하면서 1∼2월 처리 물동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 급증했다.

이에 따라 올해 1월의 경우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에는 월 2만1천여대의 컨테이너 차량과 2만7천여대의 5t 이상 대형 화물차가 드나들며 수출입 화물 처리 측면에서는 터미널 기능이 거의 회복된 모습을 보였다.

인천 송도 국제여객터미널 9개월째 '화물용' 반쪽 운영
송도국제도시 9공구에 자리 잡은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에서 운항하는 인천∼중국 카페리의 주된 여객은 쇼핑관광을 위주로 하는 중국인 단체관광객과 일명 보따리상으로 불리는 소상공인들이다.

전체 여객 중 순수 관광객이 아닌 보따리상이 30% 이상을 차지하지만, 한중 카페리 선사들에게는 이들을 포함한 여객 운송 수입이 회사의 현금 유동성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한중 카페리 선사들은 일반적으로 총매출의 70% 정도를 컨테이너 수송으로 충당하고 나머지 30%를 여객 운송 수입으로 채운다.

화물 수송으로만 코로나19 위기를 겨우 버티고 있는 카페리 선사들은 올해 하반기에도 여객 운송 재개가 불투명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선사 관계자는 "한국과 중국 모두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진행하고 있지만, 언제쯤 카페리 여객 운송이 재개될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올해 들어 컨테이너 화물 물동량은 많이 늘었지만, 운임 조정은 거의 이뤄지지 않아 선사들의 경영난이 여전하다"고 말했다.

인천 송도 국제여객터미널 9개월째 '화물용' 반쪽 운영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