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안방극장서 주인공으로 주목…매체 환경 변화도 영향
윤여정 이어 박인환…내공과 위트에 기반한 노익장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지명된 윤여정(73)과 56년 연기 인생에서 처음 발레에 도전한 박인환(76)을 보고 있으면 '전성기에 나이는 필요 없다'는 말이 떠오른다.

올해 데뷔 55주년을 맞은 윤여정이 영화 '미나리'로 피닉스 비평가협회 여우조연상 등 30관왕을 차지한 데 이어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지명돼 모두를 놀라게 했다.

그는 스타 PD 나영석의 tvN 예능 '윤스테이'에서도 탁월하면서도 거부감 들지 않게 하는 영어 실력과 센스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자랑하고 있다.

시리즈 전작인 '윤식당'에서도 요리 실력보다 눈에 띄는 온화한 리더십을 보여줬던 그는 '윤스테이'에서는 한결 더 진화한 방식의 소통을 보여줬다.

그를 따르는 이서진, 박서준, 정유미는 물론 외국인 손님들과의 소통에서 상대방을 요란하지 않게 배려하는 그의 마음을 엿볼 수 있었다.

최근에는 tvN 월화극 '나빌레라'로 발레에 도전한 박인환이 세대 구분 없이 많은 응원을 받고 있다.

'나빌레라'는 나이 일흔에 발레를 시작한 덕출과 스물셋 꿈 앞에서 방황하는 발레리노 청년 채록(송강 분)의 성장을 그린 감동적인 드라마로, 이미 탄탄한 스토리를 인정받은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박인환은 우편 배달원 일에서 은퇴하고 평생 마음에만 담아뒀던 발레라는 꿈을 꺼내 펼치기 시작한 덕출로 분했다.

박인환은 채록이 발레를 하는 모습을 보고 벅차오르는 표정부터, 우여곡절 끝에 채록으로부터 발레를 배울 수 있게 돼 기뻐하는 모습까지 순수한 모습을 56년 연기 내공으로 그려냈다.

최근 대세 청춘스타로 떠오른 송강과의 호흡도 50년 나이 차가 무색할 정도다.

시청자 중에는 "송강을 보려고 들어왔다가 박인환 선생님께 반해서 못 나가고 있다"는 반응을 보이는 사람이 적지 않다.

앞으로 본격적으로 발레 장면이 예고된 가운데 박인환이 어떤 놀라움을 안겨줄지 더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 방송가 관계자는 25일 "원로 배우들이 세월을 증명하는 내공, 연륜과 더불어 젊은 사람들을 넘어서는 센스, 위트를 지녔다는 것이 이 시대에 증명되고 있다.

방송 환경 변화에 힘입어 이들의 매력이 본격적으로 조명되는 셈"이라며 "세대 간 불통이 사회적 문제로 지적돼온 가운데 그를 해소할 모델로 제시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