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두 가지 부류의 사람을 만나게 된다. “일하는 자”와 “일하는
척 하는 자”이다.
실제 기업에서 근무해 보면, “일하는 척 하는 자”가 의외로 많음에 놀라게 된다.
얼마나 될 것으로 생각하는가? 절반? 30%?… 아니다. 70%정도는 되는 것 같다. 물론 이것은 국내
대기업을 기준으로
한 것이고, 다소 팔자가 편한(?) 공무원 쪽은 비율이 좀
더 높을 것으로 생각한다.
불타는 의지를 가지고 벤쳐를 설립할 당시에는 모든 사람이 열심히 일을 했는데,
시간이 가고 매출이
늘어나면서 숨을 쉴 정도가 되면 “일하는 척 하는 자”들이 늘어나게 된다. 이들의 특징은 이유가 많고
수많은 논리로 무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만, 결과가 나오지 않을 뿐이다. 아니,
처음부터 결과를 낼
생각이 없는 사람들이므로 왜 결과를 내지 못했는지에 대해서도 논리적으로 합리화를 시키는 재주를
가지고 있다. 당연히, 제3자가 외부에서
볼 때는 합리적이며 객관적으로 일하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실제 그들과 일해 본 당사자는 한 달만 지나면
그 사람의 정체를 파악하고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게 된다.
이들이 가지는 또 하나의 특징은 “일하는 자”의 실적을 빼앗는 재주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주인이 가지는 형국이다. 웃기지만, “일하는 자”는 고생하고 보상은 다른 사람에게
빼앗기게 되므로, 회사에 불만을
가지게 되고, 자동적으로 퇴사나 이직을 하게 된다.
어이가
없는 점은 경영진은 “일하는 자”가 이직할 때, 전혀 말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평상시에
자기의 말을 잘
듣지 않고, 보고도 부실하고, 하는 일에 대한 정리도 잘하지
못하는 무능한 사원이라는
이유이다.
진짜 일 해본 사람은 안다. 일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일하는 동안 보고서를 만들고
정리를 잘하고
논리를 세우는 노력을 기울일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을….
역으로 잘 보고되고 정리가 잘되고, 논리가 명확한 일은 결코 끝이 좋을 수
없다. 원래 일을 위한
일을 하기 때문에, 보고와 정리, 논리에 중점을 두고, 실제 일을 해서 결과를 내는 것에는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일하는 척 하는 사람의 비율이 80%을 넘으면 조직이 와해된다고 경영학의
조직론은 이야기하고 있다.
조직은 회사건, 나라건 마찬가지다.
진정으로 조직을 재건하고자 하는 사람은 감사 기구를 설치하거나 규정을 늘리는 것에 주안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일하는 사람을 중시하고, 일하는 척 하는 사람을 식별하여
일하도록 이끄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이런 기본이 없이 설치된 어떠한 규정이나 조직도 제대로 작동할 수
없다.
세상의 모든 일은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다.
국내 대기업의 무분별한 대규모 명퇴 사례, 크고 작은 사건/사고에 대한 사회 기반 조직의 대처 자세를
보면서 오늘 날 우리 사회가 가지는 현실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진정 어린 마음을 담아 한 마디만 하고 싶다.
일하는 척하지 말라고, 결국 당신도 그것의 피해자가 될 테니까.
마지막으로, 조선의 천재 기대승이 퇴계 이황 선생에게 했던 이야기를
하고 싶다.
“진정한 천재는 저와 같은 재주를 가진 사람이 아니라, 사람이
가진 재주를 파악하고 그것을 잘 펼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는 사람입니다. 세상에는 재주를 가진
자는 많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그들이 능력을 펼칠 수 있도록 버팀이 되어 주는 사람은 적습니다.
진정한 천재는 재주가 아니라 그것을 통합하는 능력을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