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서 보는 한국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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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합중국의 50번째 주로 가장 늦게 편입된 하와이는 한국과 인연이 깊다. 태평양 가운데 위치해 19세기 후반부터 일본을 시작으로 한국 중국 등 아시아인들의 이민이 많았다. 1941년 12월 일본이 진주만을 기습해 시작된 태평양 전쟁은 결국 한국이 일제 식민지로부터 해방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한국 교포들은 일본 보다 50여년 뒤늦게 하와이로 이민을 갔지만 지금은 와이키키 등 주요 지역 상권을 장악할 정도로 경제력이 커졌다. 또 북한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 회담이 세계적 뉴스가 된 데다 최근 ‘한류붐’까지 불면서 하와이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는 때 보다 높아졌다.
하와이주 주도인 호놀루루에서 이달 4일부터 7일까지 하와이대 동서문화센터 주최로 열린 제1회 한미일 언론인 포럼에서도 한국에 대한 외국인들의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1960년에 설립된 이스트웨스트 센터는 미국 내 아시아학의 메카로 꼽히는 곳으로 올해 포럼 주제 역시 ‘동북아 지역 현안과 언론’ 이었다.
한미일 언론인 포럼은 매년 열려온 미일 언론인 포럼이 확대된 형태로 국제적으로 높아진 한국의 정치 경제적 위상을 반영하는 것이었다. 나흘간 진행된 세미나에서 각국을 대표하는 언론인과 학자들은 물론 주최측이나 현지 주민들도 한국에 대해 가장 많은 질문을 했다. 이들의 최대 관심은 북한핵 문제와 12월 실시되는 한국 대선의 차기 대통령 선거로 누가 될 것이며, 이에 따라 한국의 대북 및 외교 정책이 어떻게 바뀔지에 쏠렸다.
미국인들은 한국의 대외 정책에 대해 헷갈려하고 불신을 가진 듯 했다. 노무현 정권 출범 후 한국은 동북아 중심 국가를 지양한다고 외쳐왔으나 실제로는 친 중국, 친 북한 쪽으로 경도됐다는 게 미국측 참가자들의 인식 이었다. 특히 미국과 사사건건 부딪치면서 친북 정책을 펴고 있어 전통적인 한미 동맹에 균열이 갔으며, 한국을 더 이상 동맹의 파트너로 신뢰하기 어렵다는 뉘앙스를 풍기는 인사들도 많았다.
일본측 언론인들은 더 신랄했다. 한국이 중국이나 북한에 대해 환상을 갖고 있다는 지적을 하는 의견이 대부분 이었다. 한국이 미국,일본 등 전통적인 동맹국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북한 지원에 나서고 있는 데 대해 깊이 의심하는 분위기 였다.
한 일본인 특파원은 “햇볕 정책으로 북한핵 문제를 해결하려는 한국 정부의 정책은 매우 낙관적 이며, 비 현실적”이라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또 다른 인사는 “동아시아에서는 이미 본격적인 군비 경쟁이 시작됐다”며 아시아의 미래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고 우려했다.
이번 포럼을 통해 미일 참가자들은 한국의 대외 정책이 중국과 북한 쪽으로 편향됐으며, 전통적인 한미일 3국 동맹이 깨졌다고 서슴없이 지적했다.
물론 이러한 시각은 한국이 과거에 비해 그만큼 자주적인 국가가 됐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한국이 미일 중심의 친 태평양 국가로 갈지, 아니면 중국 경제권을 선택해 대륙 국가로 갈지는 국익을 기준으로 판단할 문제다.
다만 우려스러운 것은 연말 대선을 앞두고 공중 분해되는 여당이나 파벌 싸움이 치열해 지는 야당의 모습을 보면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걱정스러울 뿐이다. 한국인 보다 더 치열하게 한반도 문제를 연구하고 고민하는 주변 강대국에 비해 국내 정치 지도자들의 국제 정세에 대한 무감각이 염려스럽다.
이번 대통령 선거는 계층이나 지역 갈등을 조장하는 국내 정치 문제가 아니라 한국의 운명을 좌우할 국제 정책이 더 이슈가 돼야 한다. 유권자들도 눈을 부릅뜨고 글로벌 마인드를 가진 인물을 뽑아야 할 때라는 생각이다.
세계는 변하고 있고, 아시아 정세는 소용돌이 치고 있다.
한국 교포들은 일본 보다 50여년 뒤늦게 하와이로 이민을 갔지만 지금은 와이키키 등 주요 지역 상권을 장악할 정도로 경제력이 커졌다. 또 북한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 회담이 세계적 뉴스가 된 데다 최근 ‘한류붐’까지 불면서 하와이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는 때 보다 높아졌다.
하와이주 주도인 호놀루루에서 이달 4일부터 7일까지 하와이대 동서문화센터 주최로 열린 제1회 한미일 언론인 포럼에서도 한국에 대한 외국인들의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1960년에 설립된 이스트웨스트 센터는 미국 내 아시아학의 메카로 꼽히는 곳으로 올해 포럼 주제 역시 ‘동북아 지역 현안과 언론’ 이었다.
한미일 언론인 포럼은 매년 열려온 미일 언론인 포럼이 확대된 형태로 국제적으로 높아진 한국의 정치 경제적 위상을 반영하는 것이었다. 나흘간 진행된 세미나에서 각국을 대표하는 언론인과 학자들은 물론 주최측이나 현지 주민들도 한국에 대해 가장 많은 질문을 했다. 이들의 최대 관심은 북한핵 문제와 12월 실시되는 한국 대선의 차기 대통령 선거로 누가 될 것이며, 이에 따라 한국의 대북 및 외교 정책이 어떻게 바뀔지에 쏠렸다.
미국인들은 한국의 대외 정책에 대해 헷갈려하고 불신을 가진 듯 했다. 노무현 정권 출범 후 한국은 동북아 중심 국가를 지양한다고 외쳐왔으나 실제로는 친 중국, 친 북한 쪽으로 경도됐다는 게 미국측 참가자들의 인식 이었다. 특히 미국과 사사건건 부딪치면서 친북 정책을 펴고 있어 전통적인 한미 동맹에 균열이 갔으며, 한국을 더 이상 동맹의 파트너로 신뢰하기 어렵다는 뉘앙스를 풍기는 인사들도 많았다.
일본측 언론인들은 더 신랄했다. 한국이 중국이나 북한에 대해 환상을 갖고 있다는 지적을 하는 의견이 대부분 이었다. 한국이 미국,일본 등 전통적인 동맹국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북한 지원에 나서고 있는 데 대해 깊이 의심하는 분위기 였다.
한 일본인 특파원은 “햇볕 정책으로 북한핵 문제를 해결하려는 한국 정부의 정책은 매우 낙관적 이며, 비 현실적”이라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또 다른 인사는 “동아시아에서는 이미 본격적인 군비 경쟁이 시작됐다”며 아시아의 미래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고 우려했다.
이번 포럼을 통해 미일 참가자들은 한국의 대외 정책이 중국과 북한 쪽으로 편향됐으며, 전통적인 한미일 3국 동맹이 깨졌다고 서슴없이 지적했다.
물론 이러한 시각은 한국이 과거에 비해 그만큼 자주적인 국가가 됐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한국이 미일 중심의 친 태평양 국가로 갈지, 아니면 중국 경제권을 선택해 대륙 국가로 갈지는 국익을 기준으로 판단할 문제다.
다만 우려스러운 것은 연말 대선을 앞두고 공중 분해되는 여당이나 파벌 싸움이 치열해 지는 야당의 모습을 보면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걱정스러울 뿐이다. 한국인 보다 더 치열하게 한반도 문제를 연구하고 고민하는 주변 강대국에 비해 국내 정치 지도자들의 국제 정세에 대한 무감각이 염려스럽다.
이번 대통령 선거는 계층이나 지역 갈등을 조장하는 국내 정치 문제가 아니라 한국의 운명을 좌우할 국제 정책이 더 이슈가 돼야 한다. 유권자들도 눈을 부릅뜨고 글로벌 마인드를 가진 인물을 뽑아야 할 때라는 생각이다.
세계는 변하고 있고, 아시아 정세는 소용돌이 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