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를 읽지 않고는 세상을 논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논어의 사상이 그만큼 넓고 깊다는 얘기다.  논어의 핵심은 인(仁)이다. 어진 것은 사람의 근본이고 도리라는 것이다. 공자보다 180년쯤 후에 태어난 맹자의 기본 경영철학은 선의후리(先義後利)다. 먼저 의(義)를 추구하면 이익은 나중에 반드시 따라온다는 것이다. 즉, 상대를 먼저 이롭게하면 이익은 자연스럽게 발생한다는 의미다. 여기서 공자의 인(仁)이나 맹자의 선의후리를 경영이라는 측면에서 해석해보면 고객을 먼저 배려하고 고객과의 의리를 먼저 지켜야 기업의 이익이 발생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2400년 전의 이러한 인(仁)이나 선의후리는 21세기 고객감동 경영의 핵심 키워드가 되고 있다.

창업시부터 함께 고생한 직원, 거래처 등을 이용만 하고, 내 이익만을 추구하면 단기적으로는 일시적인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겠지만 언젠가는 이들이 모두 내 곁을 떠나게 되어 결코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회사가 되기 어렵다. 단체나 조직에서도 구성원으로서 먼저 기여하거나 의리를 지키지 않고 자신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사람을 보면 안타깝다. ‘장사는 사람을 남기는 것이지 이익을 남기는 것이 아니다’라는 조선 개성상인의 상도를 설명해주는 이 말은 우리 조상들이 늘 고민했던 사업의 기본 철학이었다. 비록 내 눈 앞에 단기적인 이익을 취하지 못하더라도 사람만은 잃지 않겠다는 사업철학은 당장 작은 손해가 날지라도 영원히 장사할 수 있는 신의를 얻겠다는 경영철학이었다. 이것이 바로 선의후리의 경영이다. 이 선의후리의 경영에 대해 맹자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윗사람이 이익을 추구하면 모든 구성원들이 이익을 추구할 것이다. 조직 전체가 이렇게 이익을 추구하다 보면 결국 남의 것을 빼앗지 않고서는 만족하지 못할 것이다!’ 즉, 조직 전체가 눈앞의 단기적인 이익만을 추구하다 보면 그 조직의 미래는 어둡다는 것이다. 최근에 이익을 위해 고객을 속이고, 부를 축적하기 위해 심하게 갑질을 하거나 온갖 부정한 방법을 동원하는 부도덕한 기업가들이 자주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런 분들에게 선의후리의 경영을 권유하고 싶다. 사람을 소중히 하고 배려하면 그리고 정의를 추구하다보면 반드시 이익은 저절로 올 것이라는 믿음을 가졌으면 좋겠다.

요즈음 기업의 평균 수명이 10년을 버티기도 어려운 세상이 되었다. 하지만 일본의 관광문화 도시인 교토엔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가게만 3000개가 넘는다. 이들 교토 기업이 흔들림 없이 수백년 넘게 자신의 길을 걸어온 비결은 무엇일까? 한 마디로 고객과의 의리를 지키고, 고객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선후후리의 경영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흐름 속에서도 품질과 신용, 그리고 고객을 이롭게 하려는 선의후리의 가치 경영이 바로 이러한 장수의 비결인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익을 내기보다 의를 먼저 생각한다’는 맹자의 선의후리 경영철학은 백성들의 마음을 얻는 자가 천하를 얻듯이 오늘날 고객을 먼저 배려하고 고객의 마음을 얻는 기업이 경쟁력을 높일 수 있고, 중장기적으로 보다 더 많은 이익을 내는 안정적인 회사가 될 수 있음을 깨닫게 한다. 즉, 선의후리의 경영을 실천하는 중소기업이 되어야 중장기적으로 기업 경쟁력이 향상되고, 궁극적으로 강한 기업-강기업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나종호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강소기업이 경쟁력이다] (13) 선의후리(先義後利) 경영이 경쟁력을 높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