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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누군데? - 아직 멀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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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봄날, 아주 바쁜 월요일 오전, 지방 도시 어느 도로에서는 양쪽의 차선 하나씩 모두 막아 놓고 가로수 가지치기 작업을 하고 있었다. 한 쪽은 원활하게 자동차가 움직이게 하고, 교통정리를 하면서 가로수 정비를 하면 좋으련만, 양쪽으로 밀려 있는 자동차들은 영문도 모른 채 길게 늘어 서 있었다. 주변 도로는 형편없이 꽉 막혀 있었다. 도대체 차량 흐름이나 교통체증에 대해 조금이라도 생각을 하면서 일을 하는 건지 모르겠다.




    공공성이 강한 금융기업에서 강의 요청이 왔다. 이름도 없이, 직책도 없이, 인사말도 없이 강의 의뢰서를 첨부해서 보내 왔다. 강의 수락서(약력과 동의서)를 작성하여 fax로 보냈다. 잘 받았는지, 보낸 서류에 이상은 없는지, 도대체 연락이 없다가, 때가 되어서야 전화가 왔다.

    강의 중에 몇 번의 부재중 전화가 찍혀 있어 전화를 했더니 수신이 거부되는 전화번호였다. 전화가 오려니 기다렸지만 해가 지고 날이 가도 전화가 없었다. 며칠 이 지난 후, 강의 자료를 왜 보내지 않느냐는 항의 전화가 왔다. 일주일 전에 보냈다고 했지만,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아마 메일을 확인하지 않고 시간이 흘러 휴지통에 버린 모양이다.




    어느 기업의 교육팀장께서 강의 요청이 왔는데 필자의 일정이 맞지 않아 다른 분을 추천해 달라고 했다. 적당한 분을 선별하여 미리 협의해야 할 것 같아 조심스럽게 말씀을 드렸다.

    대뜸 하시는 말씀이 “이 사람아! 내가 누군데? 나에게 그런 강의를 부탁하려고 하나? 그 가격에? 다시는 그런 부탁은 하지 말게.”


    사회적인 명성과 깊이 있는 역량에 평소 존경하고 따르고 싶었던 분으로부터 의외의 반응을 경험하고 나니 생각이 달라졌다. 명성과 성품은 다른 것이다.(Reputation is not Character.) 그 분에 대한 모든 기억과 인식을 지우고 싶었다. 슬픈 생각이 들었다. 좋은 글도 쓰시고, 멋진 강의도 잘 하시는 고귀한 어른의 감추어진 모습을 발견하고 마음이 씁쓸했다.





    어느 공기업에 가서 변화와 혁신에 관한 강의를 했다. 강의를 하기 전이나 끝난 후에도 강사료가 얼마인지 묻지 않았다. 더군다나 강사료를 언제 지급해 줄 지는 물어 볼 생각도 없었다. 강의가 끝나자 마자 교육 담당자는 강사료를 다음달 초에 지급해 준다고 했다. 그러려니 했다. 강의한지 한 달이 지날 무렵, 업무처리가 잘못되어 좀 늦어진다고 했다. 그러려니 했다. 두 달이 지났다. 아직도 입금되지 않았다.

    도대체 그들에게 무슨 변화와 혁신에 관한 교육이 필요하단 말인가?




    어느 지방 도시에 가면 성장이 멈춘 듯한 분위기다. 그 정도가 아니라 아예 폐허가 된듯하다. 화려한 관공서 건물에 희희낙락하는 공무원들만 북적거린다. 그 지방의 자립도가 20%도 되지 않는다고 했다. 새로 지었다는 체육관은 텅 빈 채로 위용을 드러내고 있었다.



    요즘, 공무원과 공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한창이라고 한다. 5%~10% 감원을 단행한다고 한다. 웃기는 이야기다. 50%를 줄이던지 아예 없애버릴 조직도 한두 곳이 아니다.



    예측하지 못한 상품을 만들어 내고, 전 세계적인 마케팅을 위해 동분서주 뛰어다니는 공직자가 있다. 투자 유치를 위해 기업가들에게 큰 절을 올리며 쫓아 다니는 공무원이 있다. 하루 종일 창 밖을 바라보며 한 숨만 쉬는 공직자가 있고, 뒷돈 받아가며 권력을 사려는 사람도 있다.

    잘 가르칠 생각은 하지 않고 부동산만 찾아 다니는 교육자가 있고, 열정과 도전으로 강의실에서 쓰러지는 교수가 있다. 예술품으로 권력과 명예를 사려는 사람이 있고, 최고의 작품을 준비하다가 세상을 떠나는 예술가가 있다.



    이들이 같은 월급을 받거나 같은 대우를 받는 것은 공정한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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