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직장생활 아니 사회생활을 잘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덕목은 무엇일까. 각자의 주관에 따라 능력이니 품성이니 말할 수 있지만 나는 “나와 남이 다르다”는 것을 마음과 몸으로 철저하게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세상을 지혜롭게 살 수 있다.
회사창립 5년에 한번도 흑자를 못낸 K사장. 그래서 어떻게 견디고 있느냐 했더니, 여기저기서 돈을 꿔다가 메꾸며 살았다고 한다. 어떤 분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회사가 적자를 낸다는 것은 CEO가 저지르는 가장 큰 죄악이라고 한다.
적자회사를 떠나는 직장인들은 한결같이 이렇게 말한다. “좋은 회사에 다니고 싶습니다.”그러니까 흑자를 내지 못하는 기업은 좋지 못한 회사라는 뜻이다. 이런 소리를 듣는다고 해도 짜증내지 마시라. 떠나는 직원이 ‘없어져야 할 회사’라고 말하지 않는 것만도 다행이라고 생각하라. 기업은 흑자 내라고 존재한다. CEO도 흑자 내라고 존재한다.
이런 상황에서 CEO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심정이 있을 것 이다.
“직원들은 왜 내 마음을 몰라줄까?”,”왜 내 마음과 다를까?”,”왜 내 맘 같지 않게, 휴가나 챙기고, 돈 몇 푼 가지고 얘기를 하는 걸까?”
생각해보면 참 우습다. 그럼 CEO와 직원의 생각들이 다른 게 맞지, 서로 생각이 같으면 회사에 CEO는 뭐 하러 있나? 월급받고 일하는 직원들에게 휴가와 돈 말고 더 이상 중요한 게 뭐가 있는가.
이성적으로 따져보면 그런 서운함 감정이 도저히 말이 안된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자꾸만 서운해지는 것을 주체하지 못한다. 이성에 따르자니 감정이 복받치고, 감정에 따르자니 이성이 용납을 안하는, 자기 모순적 상황에 끝없이 빠지게 된다.
그러나 회사 일이란 CEO 혼자 하는 것이 아니고, 또 CEO와 직원들의 생각이 서로 다른 것이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면, CEO의 개인적인 의욕은 자칫하면 과욕이 되기가 싶다.
CEO가 회사경영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는 것은 좋다. 무엇인가 사업의 목표를 이루려는 의욕과 집념은 아름답다. 그래서 이런 마음이 직원들에게 절절하게 전달되어 회사를 자신의 몸처럼 아끼고 사랑해 주었으면 하는 생각도 해본다.
그러나 그 전제조건으로 CEO는 직원들과 출발에서부터 많은 부분이 다르다고 인정할껀 인정해야 하고 포기할건 포기해야 한다. 직원들 급여 주는 날만 되면 그것이 아깝고 봉급 도둑놈 같이 느껴서야 되겠는가. “나는 이렇게 뼈빠지게 고생하는데 너희들은 그냥 날로 거저 먹는다”고 느낀다면 직원들 다 내보내고 모든 일 혼자 다해야 할 것이다.
목표에 대한 과도한 집착은 반드시 무리수를 낳게 된다. 그때는 될 일도 안되고, 되더라도 후유증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커지는 법이다.
여러분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회사의 동료들과 가정에서 배우자와 그런 갈등 속에서 지내고 있지 않은가. 그것 때문에 타인에게 상처를 준 일이 있지 않은가. 나와 지금까지 살아온 환경과 가치관이 다르니 남들과 다른 것은 당연하지 않은가.
CEO를 지향한다고 하면 리더중의 리더가 되야 한다. 그러면 남들보다 더 남에 대한 이해와 노력을 해야 할 것 이다. 바로 지금 내 주변을 돌아보자. 누구에게나 저 깊은 내면 속에 큰 아픔 하나쯤은 가지고 있다. 먼저 손을 내밀어 그들과 화해하고 더불어 함께 가도록 노력하자. 신은 내가 베푼 이상으로 더 큰 선물을 주신다고 하지 않는가.
“그대는 타인을 그대가 바라는 대로 할 수 없다고 노하지 말라. 그대는 그대 자신도 마음대로 할 수 없으려니”- 토마스 아켐피스(독일의 성직자·사상가)